'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절부터 사랑한 류승완 감독의 새 영화 [베테랑].

감독님, 이번엔 왜 출연 안 하셨어요.ㅋㅋㅋ

감독님을 뵌 적 없지만 당신의 개그 때문에 전 웃다 미치겠네요.

이번 영화 [베테랑]도 마찬가지.

보는 내내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웃을 수도 있기에

아직 많은 것을 보여 주지 않은 그와 함께 보아서는 안 된다

싶어 혼자 봐야지 하고 벼르던 그, 류승완.

어떤 영화든 빠져들게 만드는 놀라운 연기를 하는 황정민 배우님,

우리 황정민 배우님은 왜 자꾸 귀가 빨개지는 걸까요?

'성균관 스캔들'을 보며 저 거로가 '완득이'의 그 배우라고? 했던

너무 다른 연기 스타일을 기가 막히게 소화한 배우 때문에 기가 막혔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유아인 배우님,

공공의 적과 똑같은 소재로 줄줄이 사탕처럼 나타나는 수많은

영화 중 재벌님들을 이렇게 통쾌하게 따버리는 형사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랬나, 이번 재벌님은 서자 컴플렉스에 눌려 정신줄 놓아서

조금이나마 악역의 존재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런? 재벌?

아, 둘이 맞짱 뜨는데 형사가 억울하고 열받아서 여유를 잃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으니.

대한민국에 이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녀의 앨범을 듣고 '와, 이 여자 장난 아니네.' 했던 멋진 장윤주 모델님,

모델 수업 받으실 때 연기 학원도 다녔어요?

그렇게 멋지게 워킹하고 단아하게 노래하고 거칠게 연기하면 정말이지

너무 멋있잖아요 ㅜㅜ

"정당방위다 새끼야!!!"

뭐가 빠지도록 뛰어가는 현장범을 마라토너로 만드는 그 모습에

웃다가 배가 다 아팠던 우리 오달수 배우님,

엊그제 극장에선 하정우 배우님을 오늘의 극장에선 황정민 배우님을

그렇게 정확하게 보필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적확하게 다르고 딱 그런

역할을 하시는지 당신처럼 신발박수라도 치고 싶은 밤이네요.

액션 영화를 무시했던 과거의 나에게 뺨을 한 대 날리면서

고른 사진이다. 저렇게 찍는 거구나~!!

정두홍 감독과 아주 오랜 세월 멋진 액션을 만들어 내고

액션의 기준을 끌어올려버린 우리 류승완 감독님은 정말 베. 테. 랑.

이십니다. 그래서 이번엔 역할에서 빠지신 거 다 알아요.ㅋㅋㅋ

영화의 시작에 반드시 필요했던 존재,

꼭 정웅인 배우님이 아니어도 됐던 이 역할은

아주 중요하지만 임팩트는 약한 그런 (더 테러 라이브에서의 범인 정도?)

존재로밖에 될 수 없으니 아쉽기도 했다.

정의로운 남편보다 더 정의롭고 말빨 좋은 그녀,

커피점에서 재벌님의 뒤치다꺼리님을 한방에 날리는 데

아주 통쾌했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듯한 강한 연기.

명품백이라고는 쥐뿔 볼 기회도 없었을 그녀,

"어, 나 이 백 있는데? 그리고 뭐 이리 무겁게 가득 채워 오셨어요."

테이블 위로 쌓여만 가는 돈다발들, 그리고 수치심들.

살짝 고개들 뻔한 허영심이 쪽팔려 남편을 조질 줄 아는 그녀는

최고의 사회복지사이자 정의로운 형사의 최고의 마누라였다.

그런 마누라랑 비교되는 이분.

수치심은 시골 뒤란에 묻고 재벌님의 뒤를 핥는 최고의 청소요원이

되고 싶고 돼야만 하는 이분 요즘 계속 무거운 역할만 하시는 듯.

아, 또 한 번 보러 가야겠다.

기다려라 [베테랑] 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의 엔딩 음악 'It Is The End' 가 좋아

반복재생했었는데 이번 음악 역시 그와 비슷하게 좋았다.

두 번째 볼 때는 귀로 더 열심히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