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된 감정] 인사이드아웃 [스포O]

누군가가 내 옆 혹은 내 안에서 행동을 조절한다는 소재는 비교적 흔하게 사용 되어 왔다. 하지만 성격을 5개로 나누어서 모두가 공감할만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무나 소화해 낼 수 없는 능력인 것 같다. 그리고 단순히 재미만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기 때문에 가볍지만 깊게 파고들면 공부할 것이 많은 영화이다. 

1. 감정은 억눌러서도 안 되고, 억누를 수도 없다. 

2. 감정을 억누르려고 할 수록 우리는 무감정 상태에 빠지기 쉽다. 

3. 어떤 감정도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다. 

4. 기쁨이 운다고 해서 그것이 슬픔이 되는 것은 아니다. 

5. 슬픔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만약 내가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을 디자인 한다면 기쁨의 머리색깔은 노란색, 까칠은 분홍색으로 디자인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일본 만화식 색깔 배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기쁨을 노란 빛이 나는 파란 머리 여자애로, 까칠을 분홍색 스카프를 두른 초록색 여자아이로 디자인을 하였다. 그리고 분홍색은 상상속의 친구 코끼리에게 쥐어주었다. 

감정은 라일리를 지켜 준다는 역할과 감정의 공존의 중요성을 제대로 표현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활동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의 라일리를 표현하는데도 핑크색이나 노란색보다는 푸른계통의 캐릭터들이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일리의 소녀다움이 잘 표현이 되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어떤 사람들은 사고를 치는 슬픔이의 행동이 짜증난다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모든 것을 총괄하는 조이의 행동도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행복한 것만이 옳다고 단정지어 버리고 행복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가장 필요 없다고 여긴 슬픔이를 배제한 것이 가장 큰 실수이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실제 생활에서도 이런 사람들 종종 있다. 물론 그 사람의 의견도 옳다. 하지만 그 사람의 의견만 옳은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부모도, 상사도, 친구도 종종 그 사실을 잊어 버린다. 조이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면 상사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1순위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5개의 캐릭터는 라일리 속의 분열되어 있는 자아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영화 내도록 수동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쓴 맛을 거부하고, 버럭이가 화내면 화내고, 소심이가 나서면 위험 앞에서 멈춘다. 똑같은 기억이라도 슬픔이가 손을 대면 슬픔이 극대화 된다. 마치 본인의 생각은 없는 듯이 행동을 하지만 오히려 그게 불안정한 사춘기 소녀의 변화무쌍한 마음을 잘 표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감정보다는 이성이 시키는대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돌발행동을 하거나 망설이는 행동을 적게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은 감정에 솔직하다. 

인사이드아웃 역시 중요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입은 옷은 의미가 깊다. 라일리가 행복할 때 입었던 옷은 제외하고, 낯선 환경으로 이사를 오고 난 후의 라일리는 화려한 줄무늬 옷 ▶ 노란색 옷 ▶ 연한 줄무늬 옷 ▶ 검은색 옷 순서로 옷을 입는다. 영화에서 기쁨이는 푸른머리에 초록색 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노란색은 기쁨이를 상징한다. 가장 건강한 감정상태의 라일리는 화려한 줄무늬 옷을 입고 있는데, 라일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기쁨이의 욕심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변화한 환경에서 라일리를 지키기 위해서 슬픔이를 배척해 버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슬픔이와 기쁨이가 본부에서 사라지자 라일리의 옷은 옆은 줄무늬로 변했다가 나중에는 검은색 옷을 입어버리고 만다. 모든 것을 회복한 다음에는 라일리가 가장 라일리 다울 수 있는 푸른색의 아이스하키 유니폼을 입는다. 

인사이드 아웃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민디 캘링, 빌 헤이더, 루이스 블랙, 케이틀린 디아스, 카일 맥라클란, 다이안 레인 개봉 2015 미국 평점 리뷰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