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은, 확실히 최동훈 감독의 최근작들과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있는 영화.입니다. 1300만 흥행작 <도둑들>이나 <범죄의 재구성>같은 케이퍼 무비는 절대 아니며, 단순한 오락영화도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독립운동가의 활동기록을 모티브로 한 가상인물들의 이야기이며, 게다가 1930년대의 시대극인만큼,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와 다른 장르를 가지고있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일종의 새로운 도전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줄거리) 1933년 조국이 사라진 시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세 명의 노출되지않은 인물을 암살작전에 내세웁니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속사포와 황덕삼. 그 외 염석정과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인물들까지 친일파 암살작전에 얽히게되면서 한치앞을 알수없게되는데...

최동훈 감독에, 전지현,하정우,이정재,조진웅,이경영,최덕문의 화려한 캐스팅, '특별출연'까지 겸비하고있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여름 한복판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기대작이죠. 아무래도 이모저모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대감을 <도둑들>의 절반정도만 가지시라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군요. 왜냐하면, 영화가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신나게 질주하는 여름용 블럭버스터 오락물'은 일단 아니기때문입니다. 

볼만한 구석은 많습니다. 스타캐스팅의 조화나 특히 개인적으로는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를 그대로 재현한듯한 세트와 배경 등 볼거리 부분에서는 정말 큰돈을 들여 잘 재현해낸 것 같더군요. 특히 극중 <미츠코시 백화점>등의 내부를 재현한 부분등은 정말 고풍스럽고 그 시대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색,계>등의 중국영화를 촬영한 중국 처둔 세트장에서 로케이션하는 등 해외촬영도 하면서 고증 재현에 힘썼습니다. 

하지만, 스타캐스팅과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름만 믿고, 또 한번의 볼거리 가득하고 스피디한 여름오락물이다!하신다면, 아마도 전혀 다른 감상을 받으실 겁니다. 영화 <암살>은, 독립군의 항일전쟁을 다룬 드라마이자 이야기에 가까우니까요. 전개는 빠르나, 스피디한 오락물의 템포는 아니며,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가는 여름용 블럭버스터의 재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천천히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후반에 가서 총알액션이 폭발하는 드라마에 가까우니까요.

조국이 사라진 시대, 

시대의 비극 속에서 

신념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싶었다는 최동훈 감독.

딱 이 점입니다. 영화 <암살>은, 최동훈 감독이 <타짜>때부터 이야기를 구상했지만, 1930년대 독립운동사와 역사적 사건에 연구와 고민을 더한 끝에 이제사 만들어졌고, 그래서인지 그러한 부분에 좀 더 중심을 두었습니다. 【시대의 비극 속에서 신념을 위해 다르게 살았던 그 시대의 사람들을, 기억하며..】이 점이 포인트입니다. 이름 없는 독립군들의 사진 한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 오브 뉴욕>같은 작품을 어느정도 최동훈 식으로 만들어낸게 아닐까싶습니다. 어느정도의 실화도 바탕이 있겠고, 그러한 실제같지만 허구적인 캐릭터들에 영화적인 재미와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그 결과물로는, 뭔가 낯설기도 하고 보다보면 빠져드는 이야기 부분도 있고, 이모저모로 최동훈 감독같진 않은 느낌이 다소 나는데요.

영화도 처음엔 저격수 '안옥윤'역의 전지현이 중심이 되고 빛이 나는 작품이 아닐까싶었는데... 오히려 다 보고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인물은 바로... '이정재= 염석진'역입니다. 미스테리한 속을 가진 인물로, 끝까지 오히려 가장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자, 많은 생각을 전해주는 캐릭터가 아닐까싶더군요.

조진웅과 오달수가 그래도 웃음과 스무스한 분위기 전개를 이끌어가며 좋고, 하정우는 조금 캐릭터가 평범한듯도 하고, 전지현은 크게 나쁘진 않지만 <도둑들>의 예니콜만큼의 캐릭터성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포스터에까지 나와있는 '황덕삼=최덕문'배우의 캐릭터는, 뭔가 크게 한껀 할것같은 조연같았는데 그 비중과 역할이 많이 아쉽습니다.

영화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필모그라피에서 다소 낯선 감상을 전해주는 작품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스토리만 보면 확실히 오락물이 아닌걸 알면서도, 어느정도 그의 이름을 생각하면 '여름용 블럭버스터'일것 같은 기대를 하게되고, 묘한 관객과의 거리감이 존재는 할 것 같은데요. 과연 어떠한 성적과 결과물로서 관객들의 평가를 받을지, 현재 저로서도 매우 궁금한 바이네요. 감동보다는 캐릭터의 재미와 이야기의 예상못한 얽힘과 전개에 좀 더 큰 흥미를 전해받은 작품입니다, 영화 <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