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파라노말 액티비티><블레어윗치 프로젝트> 등 흥미로운 구성과 방식으로, 그동안 공포영화의 새 장을 연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이번 <친구삭제>도 나름의 새로운 구성으로, 한번 도전해보려합니다. 바로 SNS시대를 잘 반영한듯한 '페이스북+유튜브+스카이프' 등을 통해 친구들의 이야기를 꾸며보는 형식인데요. 그래서인지 <친구삭제>란 제목도 더 잘 와닿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6명의 친구들이 '스카이프 영상통화'로 모여서 잡담을 나누고있는 사이, 정체를 알 수 없는 1인이 그 대화에 모습을 드러내지않은채 참여합니다. 삭제하거나 거절하려고해도 되지않는 불분명의 존재, 그것을 통해서 숨겨졌던 <로라 반스라는 여자애의 죽음과 왕따>에 관해 하나하나 증거자료와 이야기들이 펼쳐지면서... 그들에게 죽음이 닥쳐옵니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이야기보다도 '형식'에 좀 더 특별함을 맞춘 공포물입니다. 영화 내내 형식은 주인공 여자애가 보는 <컴퓨터 내 채팅창/영상통화 화면/페이스북, 유튜브 화면 등>으로 채워집니다. 그러니까 실제모습으로 보여지는 건 몇 안되는 장면뿐이죠. 주요등장인물도 친구 6명, 영상은 계속 이 컴퓨터 내의 창들을 오가며 전개되는데요, 일단 특별해보입니다.

하지만, 이 특별함도 8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라도 내내 보고있으면 조금 평범해집니다. 형식의 특별함이 조금 무뎌지는 걸, 대신 '공포물'이라는 특징점으로 전환해내는데요. 바로 <로라 반스의 죽음>에 관해서, 이 6명에게 책임을 묻게되면서 그들의 즐거웠던 수다토크/는 이내 공포토크/로 바뀌어갑니다. 누구에게 자잘못이 있었는지, 그들은 무엇을 진실/거짓으로 숨기고있는지를 하나씩 파내어가는 진실토크로 이어가죠.

형식은 특별합니다, 특히 요즘 SNS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어울리는 방식의 장르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선 R등급 작품이라서 청불인줄 알았는데 국내에선 <15세 관람가>를 받아서, 다소의 잔인한 장면들을 모자이크처리했더군요. 잔인한 장면들이 대충 예상은 되는데, 모자이크를 떼어놓고서 보고싶을 정도의 장면은 아닌지라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겼습니다. (처음에는 영상내 원래 붙어있는 모자이크인줄 알았네요;) 

영화는 영리하게 페이스북/유튜브/영상통화라는 디지털 시대의 창조물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형식의 특이함/ 이야기의 단서를 제공해주는 서치 도구/ 6명의 친구들을 이어주는 도구들로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대신, 이 형식이 조금 빠르게 질린다는 단점이 좀 있습니다, 이내 보고있자니 빨리 실제인물들이 나와서 움직이는 영상이 보고싶어지는 저더군요. 대신 공포물로서는 일그러진 영상을 보여준다거나/ 작은 화면 속으로 공포의 무언가가 다가오는 느낌이라던가 그런건 잘 전한것 같습니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형식의 전환을 통해 나름의 신선함방식/공포물의 변형된 방식을 전해주려 애쓴 영화입니다. 저에게는 아주 신선하지까지는 않은게, 이전에 이런 영상채팅 형식의 공포물을 본적이 있거든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영화도 괜찮았네요. <친구삭제>가 조금 아쉬운 건, 그 '미지의 존재'에 대해서 결말까지 조금 불분명하게 남겨둔다는건데요. 아무래도 2편을 좀 염두해둔것도 같습니다. 그 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본것도 크네요. 형식의 참신함으로 나름 승부를 건 메이저 공포물이 아닐까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