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랑크 상수 - 김재욱, 진아름, 김지유, 정원 : 상상인지 망상인지 알 수 없는 남자의 욕망
매일 같이 미용실에 들러 1mm씩 머리를 자르는 남자, 김우주.
그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갈 때마다 그의 상상 속에선 보조미용사의 치마가 조금씩 짧아진다.
카페에서 매력적인 여종업원을 두고 에로틱한 상상을 하며 시나리오를 쓰는 남자, 김우주.
마시던 커피를 refill할 때 마다 그녀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겨나는데..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는 남자, 김우주. 옆자리 좌석 seat에 앉은 여자에게 시선이 꽂히고, 닿을 듯 말 듯한 정체불명의 그녀를 따라나가지만 그녀는 늘 사라지고 없다.
겨울산에 오르면서 세 명의 여자를 만나 은밀한 대화를 이어가는 남자, 김우주.
그러나 산 정상에서 한자리에 모인 그녀들은 정작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감독 : 조성규 주연 : 김재욱, 진아름, 김지유, 정원
영화의 리뷰를 시작하기 전, 69분이라는 시간동안 한 눈 팔지 않고 이 영화를 끝까지 본
저에게 칭찬을 좀...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플랑크 상수>를 연출한 감독님이 윤진서, 이상우 주연 영화의
<산타바바라> 조성규 감독님이라는 것을 알았네요. 하하하...
사실 <산타바바라> 는 진짜 설레임도 없고, 전혀 로맨틱 하지도 않았지만 영상미만큼은 참 예쁘구나
싶었던 영화였는데 이 영화는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플랑크 상수>는 1mm,
Refill, Seat, 겨울산 요렇게 네 파트로 나뉘어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플랑크 상수란 1900년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흑체복사곡선을 묘사하는 방정식을 구하기 위해 도입한 상수로,
(사실 이렇게 말해도 무슨 말인 지 알 수 없습니다. 하하하.)
물질입자의 입자성과 파동성을 보증하며, 불연속성과 불확정성을 보이는 양자역학적
미시세계의 본질에 관계하는 중요한 상수입니다. 이 후 양자역학이 확립되면서 양자역학의
기봉적인 상수가 됩니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뉴턴의 고전 물리학을 넘어 20세기로 가는 혁명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고 하네요.
도대체 감독님께서는 저거에서 뭘 영감 받아 이 영화를 만드신건지 모르겠...
일단 첫 번째 에피소드 1mm. 우연히 처음 들른 미용실에서 샴푸를 해 주는 보조 미용사에게
관심이 생긴 남자. 그는 매일 그 미용실에 들려 1mm씩 머리카락을 자르고 보조 미용사에게
샴푸를 받습니다. 이미 그 때부터 저는 아, 이 영화는 보통 또라이 영화가 아니구나 싶었지만
여기서 멈추기엔 좀 아쉽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계속 해서 관람을 이어 갔습니다.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 1mm가
잘려 나갈 때마다 보조 미용사의 치마가 1mm씩 줄어드는 상상을 하게 되고, 그 장면은 두 번째 에피소드
Refill에서 작가가 된 남자가 쓴 소설의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도 어김없이
남자는 카페 여 종업원에게서 욕망을 이글어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느낀 점은... 카페 여종업원 역을
맡은 배우 진아름이 그다지 연기를 잘 하지 못하는 모양...인가보다 싶...
대사 한 마디가 없더라구요^^;; 끝까지. 물론 전체적인 내용은 아무래도 남자 김재욱이
이끌어가지만 그의 욕망을 보여주는 세 여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세 여자의 느낌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크게 와닿는 게 없어서 더욱 이 영화의 매력을 느끼지 못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에피소드 Seat. 카페에서 일어났던 두 번째 에피소드는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속 한 장면이 됩니다. 그리고 남자는 그 극장에서 그 영화를 본 관객이 되죠.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늘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던 한 여자와 무대 위에
감독과 배우의 입장으로 서게 됩니다. 마지막 에피소드 겨울산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고 싶네요
계속해서 다른 프레임으로 넘어가는 영화는 생각보다 매끄럽지가 않습니다. 다른 차원,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이야기 하지만 그냥 무언가 한 남자의 상상으로만 이루어지는 이야기인 듯한 느낌이 강해서
별로 팍 하고 아 좋네 라는 느낌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 당분간 조성규 감독님 작품은 꼴도 뵈기 싫을 듯.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