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마우희보다는 배우 김혜수의 포스가 짙은
원제를 \'코인락커걸 Coinlocker Girl\' 이라 했다는데 그게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차이나타운>이라고 차이나타운이 잘 나오지도 않고 화교들의 습성이나 생활방식이 특별히 잘 표현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장면 잘 시켜먹는 걸로는 영화제목과 주제가 부합되지 않는 것 같아요.
<차이나타운>은 지하철 코인락커 10번에 버려진 김고은, 일영이가 거지패들과 노숙생활을 하다가 사채업계의 대모 김혜수에게 픽업되어 그녀의 식솔로 성장하는 과정부터 시작합니다.
일반 느와르에 여자옷만 입힌 영화
대부분 느와르는 수컷들의 본능과 약육강식 원칙을 보여주는데, 여기서는 김혜수가 대모로 김고은이 후계자로 지정된 거 외에는 별다를 바도 없다고 봅니다. 여성들이 저지르는 짓거리라서 섬세하고 더 잔인해보이는 면은 있어요.
이 영화의 범죄행각은 전국적인 조폭들의 치밀한 플랜 아니라 지역구 깡패들의 생존방식입니다.
요새 매스컴에서 가끔씩 보도되는 \'장기 없는 시체가 발견되었다\' 이런 사건은 굳이 차이나타운 아니라도 있잖아요? (사람 몸 1구가 1억원에 거래 된답니다 ㅠ.ㅠ)
빚 때문에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돈 못 갚으면 몸으로 떼워야하는 지극히 애니멀적인 산술 계산방식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게임을 여성주체로 행해진다는게 더욱 강하고 잔인한 느낌 들었습니다.
일반 느와르에 차이니틱한 색채만 덧칠한 영화
김혜수가 화교도 아니고, 화교들만 상대하는 사채업자도 아니고요, 차이나타운에 자리한 돈놀이 아줌마 세계의 방식? 이런 걸 보여주더군요.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의 경제권을 쥐락펴락한다는 화교들의 경제활동의 철칙은 워낙 철저해서 그들의 돈을 떼어먹고는 지구 끝까지 도망가더라도 절대 못산다고 하더라구요, 절대 사정 봐서 용서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 들었네요, 아마도 그런 부분을 살리고 싶었는지 필요이상 잔인하고 중국어도 좀 나오고요.
혜수언니 왼손잡이더라구요, 그러면 영화 중반 가장 잔인한 그 칼질도 왼손으로 했어야하는 거 아닌가요? ;;
김고은이 누구냐고 묻는 말에 혜수언니 중국말로 뭐라 대답하는데 그게 궁금해 죽겠습니다. 딸, 입양아, 후계자 or 웬수?
어설픈 짜임새에 잔인함만 잔뜩 토핑한 액션
액션이라고는 주먹질 하나 제대로 보여주는 거 없으면서 칼질은 난무하고 피는 낭자하여 지나치게 잔인합니다 +_+
아날로그 액션이 매력적이긴 한데, 백병전도 아니고 연장을 든 다구리가 덤비는데 결박된 1인이 일방적으로 난도질 되는 건 당위성도 없고 비열하고 액션의 완성도도 떨어진다고 봅니다. 제가 잔인하고 무서운 거 싫어하지만, 이건 아니었어요.
이 영화는 주인공과 시놉만 보면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보이죠, 김혜수, 김고은 출연이면 당연히 김고은이 김혜수의 바통을 잇겠구나~ 영화 중반부터는 김고은이 어떻게 권좌를 차지하게 될지도 배신의 시네루가 보입니다. 그러니까 그 여정이 더 치밀해야했다고 봅니다.
아쉬운 로맨스 라인
이 영화는 기승전결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클라이막스가 없다는게 가장 아쉬운 점이었어요.
김고은을 화나게한 러브스토리, 그게 더 당위성이 있었어야했는데, 그래야 김고은의 포텐을 보며 클라이막스를 달렸을 텐데 ...... 뜬금없이 나타나 중간에 뚝 끊기고 마는 로맨스라인 아쉬웠어요. 그러려면 왜 나타난겨?
김혜수 vs 김고은 중 누가 돋보였나?
아직은 떠오르는 신예 김고은이 대선배 김혜수의 카리스마를 이길 수는 없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더 빛났다고 봅니다.
저도 혜수언니 팬인데, 패셔니스타 혜수언니가 그렇게 안어울리는 바지를 입고 쌩얼보다 못한 분장칠로 미모를 깎고 역할에 몰입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대모로서의 카리스마는 부족했다고 봐요.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해도 눈망울이 동그랗고 예쁜 혜수언니, 영화 속 마우희 캐릭터보다 배우 김혜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은교로 데뷔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고은은 그래도 캐릭터 속에 자신이 녹아들어갔다고 보여지네요, 아직은 엉성한 멜로와 부족한 카리스마임에도 불구 야멸찬 눈빛과 액션부터 <차이나타운>의 진정한 승자는 김혜수가 아니라 김고은이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증명해봐, 네가 쓸모있다는 증명!
기회는 한 번이고, 그게 우리 방식이야!
<차이나타운 Coinlocker Girl, 2014> 제작비 25억 손익분기 120만이랍니다. 제작비가 100배 많이 든 <어벤져스>와 나란히 개봉해도 현재 거뜬히 넘었다는 보도가 있어요. 저는 혜수언니에게 건 기대에는 좀 못미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