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으로> 

동화를 엮는데는 성공, 다시 쓰는데는 실패

★★★

디즈니 역사상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숲속으로>를 감상하였습니다. <시카고>,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조류>의 '롭 마샬' 감독의 연출, 메릴 스트립, 조니 뎁, 에밀리 블런트, 제임스 코든의 초호화 캐스팅까지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점은 무척 많아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또한 국내에서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부문의 작품상, 여주주연상, 여우조연상에까지 노미네이트되면서 저에게 있어서는 기대감이 들쑥날쑥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 영화에만 등장하는 인물인 '베이커 부부'를 주인공으로 두고, 이 베이커 부부가 '마녀'의 저주를 풀기위해 '우유처럼 하얀소', '신데렐라의 구두', '금발머리카락', '빨간망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렸을적 부터 보고 듣고 자란 <신데렐라>, <잭과 콩나물>, <늑대와 빨간망토>, <라푼젤>과 같은 동화들을 베이커 부부의 이야기로 어떻게 엮어냈냐가 영화의 중요포인트 였죠.

동화를 엮어내는데는 성공

영화를 2부로 나름대로 구성해보자면, 영화의 전반부는 4가지의 동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데 열중합니다. 베이커 부부와 마녀를 중심에 두고 '마녀의 저주'와 '콩'과 같은 요소들로 동화들을 엮어나가는 영리함은 저에게 있어서 크나 큰 만족감을 선사해주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반부에서 부터 영화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이 영화가 굉장한 비주얼과 물량을 보여주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신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대부분의 장면을 원거리로 촬영하므로서 연극과 같은 공간감을 극대화시키고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운 쾌감과 재미보다는 뮤지컬의 느낌을 살리는데 열중한 작품이라는 겁니다.

이점에 있어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를 선사한 인물은 마녀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입니다. 조연이지만 극의 중요한 시점에 그에 맞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위트와 유머까지 겸비한 마녀역을 100%소화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굉장한 가창력을 뽐내기까지 이 영화에 있어 가장 강력한 잔상을 남기는 배우입니다.

다시쓰는데는 실패

영화의 전반부가 4가지 동화를 엮어내는데 열중한다면, 영화의 후반부는 동화를 다시쓰는 작업에 열중합니다. 이러한 후반부는 새로운 교훈을 전달하려 했고, 나아가 동화의 인물들을 성찰시키려한 의도야 굉장히 훌륭하지만, 그 의도에 걸맞는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또하나 미리 말씀드리자면 막장요소들이 몇가지 등장하는데 이것이 저에게 있어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설정들로 보아 이 영화는 아이들의 동화라기 보다, 어른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자한 동화인것 같네요. 아무튼 동화라는 소재를 차용한 영화의 성격상 미리알고 주의해야할 점인 것은 사실이겠죠.

본론으로 돌아와서, 후반부는 이야기의 힘을 다한 상태에서 출발한 탓에 흡인력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또한 동화를 다시쓰는데 거인이라는 설정 자체를 둔것은 블록버스터가 아닌 영화의 단점을 그대로 노출시켜 몰입을 방해하네요. 많은사람들이 제기했던 왕자와 베이커부인의 막장스토리는 생각보다 시시했지만(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장면이 흐름상 정말 필요했는지는 의문이 드네요.

총체적으로 잘 만들어질 뻔한 뮤지컬을 한편 감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뮤지컬영화로서 음악도 굉장히 좋았고, 메릴스트립의 가창력도 굉장히 압도적입니다. 새로운 시도도 나름의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매듭짓는 법이 굉장히 서툰 영화로 느껴지네요. 말씀 드렸지만, 어린이를 위한 그런 동화는 아니라는 점 꼭 명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