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특집[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 : 허술한 마무리, 그러나 환상적이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
허술한 마무리, 그러나 환상적이다
★★★☆
<박물관이 살아있다>시리즈의 마무리가 될 숀 레비의 연출작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을 만나보았습니다. 개봉전부터 벤 스틸러의 1인 2역연기,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기대를 불러일으킨 작품이였는데 극장에 갈 시간이 통 없다보니 이렇게 늦게나마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야간 경비원 '래리'와 밤이되면 살아움직이기 시작하는 '전시물'들의 이야기를 담고있죠. 여느때와 같이 박물관의 전야 이벤트를 개최한 래리와 전시물들은 황금석판이 녹슮과 동시에 본인들에게 걸린 마법이 약해지기 시작했음을 감지합니다. 황금석판이 녹슬때 마다 죽어가기 시작하는 전시물들. 래리는 전시물 친구들을 살리기로 결심하고, 황금석판을 둘러싼 비밀의 열쇠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번에는 대영박물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래리와 전시물들의 모험, 래리와 전시물들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밤마다 전시물들이 살아움직이는 환상적인 소재
'밤이 됨과 동시에 살아움직이기 시작하는 박물관의 전시물들'이라는 영화의 소재는 정말 환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는 그 소재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었습니다. 시리즈의 마무리가 될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 역시 기존의 캐릭터인 '테디 루즈벨트', 훈족 아틸라', '이집트의 왕자 아크멘라', '원숭이 덱스터', '소인 제레다야와 옥타비우스'를 포함해 '기사 렌슬롯'과 '괴짜 네안데르 탈인 라'까지 추가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또한 '유튜브와 사자 에피소드', '폼페이 에피소드', '트리케라 톱스 공룡뼈와 머리가 9개달린 뱀 에피소드', '판화 <상대성> 속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굉장한 재미를 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의 흥미를 유발시킨 다는 점에서 환상적인 소재를 이용한 참신한 시도였다고 평가를 내릴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1인 2역임에도 안정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동시에 보여준 벤 스틸러와 이제는 볼수 없는 차분한 연기를 보여준 로빈윌림엄스를 포함한 다른 모든 캐릭터을 맡은 배우들의 안정적이고 코믹한 연기가 아니었으면 쉽지 않은 작업이었겠죠.(감상중에 불현듯 떠오른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이라는 사실은 실제로 마음이 많이 뭉글해지더군요)
태생적 한계, 어쩔수 없는 허술함
그러나 영화는 환상적인 소재와 참신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흡입력과 긴장감을 유발시키지는 못합니다. 심지어 '황금 석판의 비밀을 움켜쥔 세실 프레드릭스'와 '극의 전환점이며 새로운 긴장감을 조성할 것이라 여겼던 렌슬롯'의 역할을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하며 영화의 허무함만 가중시키는 허술한 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허술함은 감독의 역량이나 시나리오의 부실함 같은 영화 촬영, 작업단계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영화의 타겟이 되는 연령층을 저보다 몇살은 어린 아이들로 잡는데서 비롯된 영화 기획단계의 태생적인 한계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제가 비평가도 아니고 이러한 한계에는 어느정도의 관대함이 필요하다 치더라도 영화의 큰재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소소한 교훈은 덤
타겟층이 어린 아이들이라 그럴까요? 시리즈의 마무리라는 사실을 알리듯, 영화의 결말엔 의외의 작별선물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모든 것은 각각의 자리가 있고, 이것을 인정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 라는 영화의 교훈처럼 영화의 모든 것은 결말에 와서 각각의 자리에 찾아가게됩니다. 꿈을 찾아간 아들 닉을 아버지 래리는 인정하였고, 이집트의 왕자 아크멘라는 이집트의 왕 메렌카레 곁에 남게되었습니다. 래리의 아쉬움을 뒤로한채 전시물들 역시 본래의 존재로 돌아갔고. 우스꽝스럽던 네안데르탈인 라도 소울메이트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아쉽지만 <박물관이 사라지다>시리즈도 결말을 알리며 그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하듯 우리마음 한구석에 또다른 추억으로 위치하게 되겠죠. 완벽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영화가 준 꿈같은 환상에는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