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상회］CJ의 흥행공식을 너무 잘 맞춘 로직
배급사 CJ가 미는 힘이 크겠지만 현재 개봉 첫 주 예매율 1위인 <장수상회> 봤습니다.
그럴 줄 알았지만, 저는 살짝 별로~ 코믹도 감동도 그렇고 반전이나 신파도 부족한 듯.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등 흥행공식을 너무 잘 알 것같은 강제규 감독이 왠 실버 로맨스?
배급사 CJ의 중박 이상 먹고 들어갈 흥행공식
ㄱ. 화려한 캐스팅
50년 이상 배테랑 연기자 박근형, 윤여정 커플의 믿을 수 있는 연기력에 흥행불패 조진웅, 브라운관의 스타 한지민, 황우슬혜, EXO 찬열까지 여기저기 티켓파워를 부를 배우들을 섭렵하고,
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구성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이 될 70대 로맨스를 중심으로 10대 커플의 사랑도 조금, 30대 사랑도 조금 넣어서 전 세대가 스크린에서 공감할 내용 거의 다 섞어놨더군요. CJ의 <수상한 그녀>, <국제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10대 이상 전 세대가 티켓을 발권하기 용이할 구성이 많아요, (대부분 CJ가 배급하는 영화는 중박이상 먹고 들어가는 것처럼) 이 영화는 흥행공식을 너무 잘 따른 교과서입니다.
흥행공식에 2가지 실패한 게 있다면
ㄱ. 반전의 배신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다\', 영화의 반전은 마치 공식인 마냥 유행인 적도 있었고 그게 영화를 끝까지 관람할 매력이기도 합니다. 어느 리뷰어는 \'스포일러는 고자를 만들어야한다\' 고 폭언을 하더군요, 영화는 그만큼 반전이 매력 있고 엔딩을 기다리는 맛도 납니다.
그런데,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화 <장수상회>의 급반전이 저에게는 배신감을 주었습니다. 마치 그동안 영화가 우리를 속였다는 느낌도 들게 했어요 ㅠ.ㅠ
ㄴ. 흔한 신파의 실패
저도 후반에 한줄기 눈물은 흘렸지만 이건 배신에 대한 분노의 눈물이에요 ㅋㅋ
암투병 중인 엄마 간병하던 아버지가 생각 나서 울었습니다. 언제나 우리 아빠는 남들 보기에 엄마의 연인이셨고, 딸에게는 영원한 이상형이었으며, 아들 사위들에게는 전무후무한 대한의 아버지로 귀감이 될 훌륭한 분이었어요. 영화 대사처럼 "난 당신 죽으면 따라 죽을 거야~!!" 라고 늘 엄마를 간병하시며 고백하시던 아버지 절규를 스크린에서 보는 감동이었지 <장수상회>가 주는 영화의 감동은 아닙니다. 제게 아버지의 사랑을 되새김하게 해준 것도 신파라면 약간은 먹혀들어간 정도? 한국영화에 신파가 없으면 장맛이 안나죠, <장수상회>에 신파코드는 정확히 찍혀있습니다.
흔한 드라마, 영화의 소재 치매 or 기억상실
재탕 삼탕해도 또 써먹는 소재지만, 그때마다 먹히는 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못알아본다면?\'
내 앞의 당신이 나를 몰라본다면? ......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될 수 있는 것도 그때 나와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 아닌가?
치매, 기억상실에 걸려서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 사랑은 결국 \'뇌\' 로 하는 것이지 \'가슴\' 으로 하는 것이 아니군!
상업영화를 좋아하는 저이지만, 대박의 로직을 너무 정확히 맞춘 듯한 작위적인 느낌 때문에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대한의 아버지 어머니를 안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장수상회 Salut D’Amour, 2014> 제작비 37억원, 손익분기는 약 180만명이랍니다. 이런 추이면 손익분기는 수월하다는데요? 니콜라스 패클러 감독의 미국영화 <Lovely, Still 러블리, 스틸>을 리메이크하였답니다.
궁금해서 안 볼 수 없었던 영화, <장수상회>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