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코미디]레드카펫 : 이야기의 신선함을 엔딩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레드카펫>
전반부에서는 꿈을 이루고자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꿈을 꿔버린다.
★★★
19세 이상관람가로 해야할 것같은 소재로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를 만들어낸 영리한 기획이 돋보이는 박범수 감독의 영화 <레드카펫>을 감상했습니다. 주연배우인 윤계상, 고준희씨의 러브라인과 오장세, 조달환, 황찬성씨의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죠.
박찬욱감독을 존경하는 정우는 언젠가 자신이 집필한 시나리오인 '사관과 간호사'를 연출하여 레드카펫을 밝겠다는 꿈 하나로 버텨온 에로영화감독입니다. 어느날 정우의 집에 지금은 기억하고있는 이가 아무도 없는 아역배우출신의 무명배우인 은수가 들이닥칩니다. 우연찮은 황당한 만남은 뒤로하고 정우와 은수는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급기야 사랑이 싹틉니다. 한편 정우는 현실의벽에 부딫쳐 미뤄왔던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에 다시한번 도전장을 냅니다. 정우는 과연 사랑과 꿈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요?
전반부에서는 꿈을 이루고자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꿈을 꿔버린다.
에로영화 감독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 레드카펫은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에로영화 바닥과 이 바닥에 종사하고있는 사람들의 서러움을 현실감 있게 그러내면서 순조롭게 출발합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정확도 100%는 아니지만 실제 에로계에 몸담고 있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진환(오장세), 감성변태 준수(조달환), 허당신입 찬성(황찬성) 트리오가 선사하는 코믹함은 제법쏠쏠합니다. 그저 코믹영화로만 기대했던 저에게 뜻밖의 매력으로 다가온 정우와 은수의 멜로도 훌륭했습니다. 특히 은수역을 맡은 고준희 씨는 톡톡튀는 매력과 감정선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영화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단순히 패셔니 스타가 아님을 증명해냅니다.
신선한소재와 맞물린 여러가지 요소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이후의 전개를 기대하게 하는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공든탑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정우의 꿈이 이뤄지는 과정은 도대체 그간 왜 이렇게 서러웠던 걸까 싶을 정도로 순탄하다 못해 비현실적이기 까지합니다. 그나마 있었던 장애물도 정우와 은수의 사랑의 힘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날려버립니다. 현실적인 전반부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에서 감상한 비현실적인 후반부는 상당히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이 너무 아쉬운 영화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