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리 5형제>

이야기의 무게와 극의 분위기가 조응하지 못한다.

★★

2014년 12월 4일 개봉했던 전형준 감독 연출, 윤상현, 송새벽, 이아이, 황찬성, 김지민 그리고 이광수 주연의 영화 <덕수리 5형제>를 감상하였습니다. 만화 <독수리 5형제>의 제목에서 따온 것 같은 타이틀에서부터 벌써 유머끼가 넘치죠? 여기저기서 혹평 일색이었지만, 저는 일단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복형제가 된 수교, 동수, 현정, 찬성 그리고 이후에 태어난 막둥이 수정은 5형제가 됩니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다가오자 이들은 부모님의 집인 덕수리로 모여듭니다.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수정을 제외한 4남매, 그리고 이들에게 불현듯 닥친 부모님의 실종. 영화는 이 5형제가 부모님의 실종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살벌하게 웃기는 수상한 코미디'를 타이틀로 내건 영화 <덕수리 5형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재미없습니다.' 가장먼저 영화내내 감상을 방해하는 것은 이야기에서 중심으로 풀어내는 사건들의 무게감과 극이 슬로건으로 내건 코믹한 분위기가 서로 조응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런닝타임내내 조울증 걸린 환자마냥 감정과 분위기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것이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감상을 해야할지 난해하기만 했습니다.

이에비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정화되어있습니다. 처음엔 가지각색의 뚜렷한 성격을 나타내는 5명의 인물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엔딩크레딧이 흐를때까지 어떤 상황이와도 예상한 범위내에서 공식처럼 움직입니다. 무엇보다 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딱히 이목을 확끄는 캐릭터도 없습니다. 굳이 얘기 하자면 이아이씨가 맡은 현정정도인데, 이 역시도 그나마지, 절대적으로 매력적이다 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찍다가 감독도 이게 아니다 싶어서 메가폰을 놔버렸는지 후반부는 완전 엉망진창입니다. 5형제가 알렉터(스포가 되니 이렇게 표현하겠음)의 정체를 알아채고 대면하는, 그 직전의 아주 중요한 상황을 아주 황당무개하고 어이없는 병맛의 상황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리저리 단서 찾아서 추적할 것 처럼 보였지만 결국 억지로 포장된것도 완성도를 떨어뜨렸구요. 이 억지스러움이 클라이 맥스 마저 감염시켜 버려서, 억지반전으로 영화를 끝내버리는 3류영화에서나 볼법한 부정적인 클리셰를 따랐다는 점도 아쉽기만 합니다. 감상이야 개취겠지만, 완성도를 떠나 웃을 수 있는 코믹 오락영화도 못된다는 것은 정말 아쉽습니다. 굳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