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섹시한 사기꾼! “난 누구든 속일 수 있어!”

 케이퍼 무비의 매력은 똑똑한 도둑들이 벌이는 한탕이 주는 짜릿함이다. 그들이 도저히 훔칠 수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 작전을 짜는 설계 과정은 관객을 몰입시킨다. 작전을 실행에 옮길 때면 관객은 마치 자신이 팀의 구성원인 듯 긴장하고 설렌다. 그리고 반드시 있는 반전은 늘 기가 막히다. 

 공동연출을 맡은 글렌 피카라, 존 레쿼 감독은 어깨를 부딪치며 지갑을 빼내고 악수를 하며 시계를 훔치는 고전 수법을 정직하게 담았다. 이는 거대한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현금이 가득 찬 트럭을 탈취하는 등 그동안 거대하고 디지털화된 범죄 수법에 지친 관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의 숨은 공로자는 25만 명을 소매치기한 전설의 도둑 아폴로 로빈스다. 그는 배우들에게 자신이 가진 기술을 숨김 없이 알려줬다. 그의 도움 덕분에 니키와 동료들은 소매치기의 사소한 움직임까지 완벽하게 표현하며 사실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극 중 니키는 천부적 재능을 가진 만능 사기꾼이다. 상냥하고 호감이 가는 캐릭터로 자신의 맡은 일은 완벽하게 처리한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제스(마고 로비)를 만나면서 니키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제스에게 깊이 빠지는 걸 두려워한 니키는 결국 떠나지만 둘은 3년 뒤 백만장자를 노린 사기극에서 만난다.   

 보통 케이퍼 무비에서 사랑은 영화를 이루는 큰 줄기 중 하나일 뿐, 도둑질을 더 감질나게 만드는 요소에 그친다. 하지만 ‘포커스’에서는 도둑질보다 사랑의 비중이 더 크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거대한 사기극은 반전을 넣어가며 공을 들였지만 결과적으로 둘의 사랑을 위해서 만든 장치로 작용할 뿐이다. 그 덕분에 평소 복잡한 케이퍼 무비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은 색다른 로맨스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기가 막힌 윌 스미스의 사기극을 기대한 사람은 실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