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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마블 코믹스 원작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든 첫 영화인 '빅 히어로'를 보고 왔습니다. '빅 히어로'는 북미에서도 좋은 평가와 좋은 흥행 성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환데 이번에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에 노미네이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빅 히어로'는 과학 전시회를 폭파시키고 도시를 위험에 빠트릴 가면을 쓴 의문의 남자를 막기 위해서 주인공 히로의 형인 테디가 만든 의료용 로봇 베이맥스를 히로가 천재소년다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슈퍼히어로답게 업그레이드를 시키고 베이맥스와 더불어 그의 친구 같은 누나와 형들까지 슈퍼히어로로써 만들어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딱 마블과 디즈니의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봐왔던 마블의 영화들처럼 각자 재미있는 능력을 가지고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고 이전 디즈니의 영화들처럼 가족애, 우정을 영화의 주 분위기와 감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두 회사 스타일의 결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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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의 형 테디와 테디가 만든 의료용 로봇 베이맥스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영화를 재미있고 사랑스럽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 베이맥스입니다. 의료용으로 만들어지는 베이맥스는 의료용이라는 목적에 맞게 굉장히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저런 외형으로 만들었다고 영화 속 캐릭터인 테디가 그러는데 그것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위의 이미지에서 보시면 알다시피 베이맥스는 생긴 것이 크고 동글동글해서 굉장히 푸근해 보이는 데다가 베이맥스에게 안기는 히로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 푸근한 베이맥스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화면에 풍선 같은 베이맥스의 모습이 나오면 이 영화에 대한 어떤 생각이나 마음도 사그라지게 되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이자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입니다. 아마 이 베이맥스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지금만큼의 매력을 느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영화에 대한 재미도 현저히 떨어졌을 것입니다. 제가 줬던 저 별의 1~2개는 저 베이맥스가 가져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그런 베이맥스의 매력은 귀엽고 푸근한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액션도 화려한데 베이맥스가 그런 액션의 재미의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히로가 베이맥스를 업그레이드해서 멋진 갑옷을 입고 로켓처럼 날아가는 주먹이라던지 날개를 펼쳐 활강하며 선보이는 액션씬들은 영화의 상당한 재미를 부여합니다.

특히 베이맥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처음 선보여 능력을 보여줄 때 시범 비행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의 활강 장면은 굉장히 짜릿하면서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느꼈던 쾌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 베이맥스를 타고 활강하는 히로

영화의 초반에 히로와 테디의 친구들이 등장할 때 각자 자신이 발명한 발명품을 보여주는데 그 발명품들을 바탕으로 슈퍼히어로 슈트를 만들어 각자 개성 있는 슈트와 액션을 보여주어 마블 코믹스 원작의 또 다른 영화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떠올리게 하는 재치 있던 부분이나 의문의 남자와 첫 대면을 한 후, 경찰서로 갔던 히로의 뒤에서 바람이 빠져 테이프를 팔에 붙여 바람이 빠지는 것을 막았던 베이맥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난 후 다음 장면에서도 잘 보이지도 않을 테이프를 계속 붙인 상태로 있는 등의 디테일적인 묘사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보였습니다.

영화에서 그런 좋은 디테일적인 면 때문에 일본풍의 느낌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나 건물들에 굉장히 잘 나있기도 하고 원작에서 전범기가 등장한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는데 그런 걱정은 영화를 보면서 사라지더군요. 영화 자체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틈이 없이 베이맥스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영화의 액션은 멋지고 화려하며 영화가 주는 감성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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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슈트를 만들기 위해 모인 히로와 친구들

다만 아쉬웠다고 한다면 영화에서 일본풍의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히로와 친구들의 우정을 보여주는 측면이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 같은 부분에서는 좀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게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이 마지막에 히로의 내레이션으로 히로와 친구들이 모두 모여 끝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다른 엔딩을 선보였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