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걸] - 이야기 하고 싶은걸 전달하지 못하니
비니비니 영화 리뷰 #856 (2015 #20)
영화 <워킹걸>은 성인용 섹스 코미디를 추구한 영화입니다. 성(性)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남성이 아닌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성이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려고 하였지만 결국 진부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영화죠.
처음부터 사실 당황했습니다. 섹스 코미디라고 이슈가 되서 성에 대해 얼마나 이야기를 할지 기대감을 가지게 했는데 동요와 자가용을 보고 매우 당황했습니다. 어느 정도 섹스에 대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성적인 면을 부각시켜서 초반을 달궈 놓았는데 한순간에 훅 날려버린 시퀀스가 바로 백보희 (조여정)의 출근씬입니다. 이때부터 영화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는 자신이 성인용 코미디라는 것을 이야기하듯 매우 자극적입니다. 특정 배우의 노출이나 베드신의 수위도 강하지 않은데 오로지 대사로써 관객들을 현혹시킵니다. 끊임없이 섹스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여성들이 성인 용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지요. 하물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19세입니다. 백보희, 구강성 교수 등 잘못 말하면 아주 민망하게 되는 이름들이지요.
모든 것이 19금적인 <워킹걸>은 일도 성인용품점에서 하게 됨으로써 진정한 19세를 찍습니다. 성인용품점을 여성이 운영을 하고 여성들이 방문을 하며 성인 용품을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인 용품이라고 하면 누구나 눈을 돌리고 일종의 ‘편견’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것을 아주 코믹하게 잘 이끌어 내려고 한 것이 눈에 보이는데, 기존 설정에서 보희의 위치가 너무 가정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백보회의 위치 때문에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가족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반부터 백보희는 가족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았고 그것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가 중요한데, 성적 이야기는 하나의 수단이자 다리로 작용을 할 뿐 본질이 아니게 되는 순간 <워킹걸>은 그저 그런 영화가 되어버리죠.
오난희를 연기하는 클라라의 경우 새롭습니다. 그녀가 원래 섹시 아이콘으로 유명하였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에는 크게 문제가 되거나 튀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연기는 그래도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옆에서 조여정 배우가 잘 잡아주고 이끌어 주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려지면서 진행이 되었다고 느껴집니다.
성인용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여자들의 성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듣고 싶었던 <워킹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그저 가정의 평화를 위한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