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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의 비결은 매 순간을 즐기는 거야 ! "

사람들은 종종 하지 않아도 될 걱정으로 엉뚱하게 시간과 힘을 낭비하곤 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혼자서 끙끙 앓고 있는다고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그 중 하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괜한 걱정이 또 하나인데 그러고 있어봐야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번 머리 속에 자리 잡아버린 걱정과 고민들은 쉽사리 떠날줄을 모릅니다. 그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한 행동들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불필요한 행동이라는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 같은데 이 작품 <슈퍼처방전>의 주인공 '로망'(대니 분)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됩니다. 그는 심각한 '건강염려증' 환자였으니까요.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코미디'인 대니 분 감독이자 배우

<슈퍼처방전>은 그가 연출과 각본, 그리고 주연까지 맡은 영화입니다

< ▲ 연출, 각본, 주연까지 혼자 다 맡은 '대니 분'의 원맨쇼 >

우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영화를 연출한 '대니 분'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그는 프랑스의 '국민 배우'로 일컬어지는 인물로 그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코미디'입니다. 다시 말해 코미디는 그의 주특기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는 이 작품에서 '주연'뿐 아니라 '연출'과 '각본'까지 모두 직접 맡았네요. 그런데 <슈퍼처방전>은 그 중 연출과 각본이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의 코미디 연기만큼은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각본을 썼기 때문인지 세상에서 가장 찌질하고 또 한심해 보이기도 하던 '로망 포베르'가 그야말로 맞춤형 '슈퍼처방전'을 통해 정상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었으니까요.

극도의 '건강염려증' 환자, 그리고 결벽증에 신경과민증까지 !

이런 남자를 좋아해줄 여자가 있을리 만무했고 그래서 39년 모태솔로 '로망'

< ▲ 손에 이런 지저분한 것이 묻는다는 것은 그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

이처럼 재밌는 연기를 통해 표현된 서른 아홉살의 '로망 포베르'는 병원에서 환자들의 사진을 찍는 의학 사진작가로 그 직업의 영향 때문인지 매우 심각한 건강염려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자신에게 치명적인 질병이 옮을 것을 우려했던 그는 손과 손을 마주 잡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접촉을 극도로 꺼렸고 만일 접촉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온 몸을 청결제로 닦아낼만큼 극심한 결병증에 신경과민 증상까지 보였으며 급기야 있지도 않은 병에 걸렸다는 망상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는데 이런 남자를 좋아해줄 여자는 당연히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 나이가 되도록 모태솔로로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만병의 치료제는 '사랑'인 것일까요?

친구 '디미트리'가 '로망'에게 제시했던 슈퍼처방전은 바로 '사랑'

< ▲ 이런 '로망'에게 처방전을 제시해주는 친구 '디미트리' >

하지만 그토록 애처로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증상이 나아지기는 커녕 나날이 심해져만 가는 것을 본 로망의 친구 '디미트리'(카드 므라드)는 로망에게 여자를 만나볼 것을 권유합니다. 로망의 증상은 바로 '외로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에 꼭 맞는 '슈퍼처방전'은 바로 '사랑'이라고, 사랑에는 다소 '허세'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본 모습을 알아주는 여자를 만나면 로망의 증상들도 치료가 될 것이라면서 말이죠. 역시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면 만병의 치료제는 '사랑'인 것일까요? 그러나 '디미트리'의 이 처방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허세'를 떨던 로망의 행동으로 인해 사건은 디미트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가 되기 시작합니다.

다소 과장된 묘사와 설정은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으로 이해를..

다만 이 영화가 보는 관객에게 확실한 '웃음처방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 ▲ '로망'이 첫 눈에 반한 여인 '안나'(엘리스 폴), 때문에 '허세'가 섞인 다른 사람 행세를 했던

로망으로 인해 '디미트리'의 처방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던 이야기 >

이런 이야기를 갖고 있는 <슈퍼처방전>은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의 1997년작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가 살짝 연상되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슈퍼처방전>이 지향하고 있는 것은 가볍게 웃고 즐기면 되는 '코미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그 때문인지 영화가 취하고 있는 설정, 예를 들면 로망이 '체르키스탄'(처음 듣는 나라인데 이런 나라도 있나요?)의 전쟁 영웅 '안톤'의 행세를 하면서 첫눈에 반한 여인 '안나'(엘리스 폴)와 가까워지는 과정이나 거기서 비롯되는 다양한 에피소드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건강염려증을 극복해가는 모습등이 다소 과장되어 있고 연결점 역시 헐겁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 했던 것인데 '코미디' 장르의 특성상 조금은 눈감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그냥 가볍게 웃고 즐길 수도 있을 것 같긴 했습니다. 다만 '로망'에게는 확실한 '슈퍼처방전'이 주어졌지만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에게 확실한 '웃음처방전'이 되기엔 어려울 것 같기도 했던 영화 <슈퍼처방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