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동>
갑작스러운 수술로 명절에 내려가지 못했던 시댁에 가던 길에 본 영화!! ^-^
생각만큼 자주 보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외장하드 속 영화 였는데, 이렇게 차량용 내비를 통해 보게될 줄은 몰랐다.
파일이 너무 크거나 혹은 다양하지 않은 코덱으로 플레이가 되지 않거나 자꾸 버벅되는 영화들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잘 틀어졌다. 오오!! 정말 된다! 신기.. 왜 지금껏 이걸 몰랐을까?
USB로 연결해서 차량용 네비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진작 활용했을텐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앞으로는 종종 활용하게 될 것 같다. 유후~ ^^*
※ 경고! 스포주의! 영화 관람하실 분은 스크롤바 밑으로 금지!!!!!
유기견들을 돌보며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혜화. 그녀에겐 쉬이 말할 수 없는 깊이 상처가 있다.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남자친구에 대한 상처와 아이를 잃어야했던 상처가 바로 그것이다.
5년전, 18살 고등학생 혜화와 한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혜화가 임신을 하자 한수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집안에 여자친구의 존재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한수 엄마의 말에 크게 상처 입은 혜화. 그렇게 홀로 아이를 낳지만,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아이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했다는 진단을 받은 것..
이후, 유기견들을 돌보며 무덤덤하게 삶을 이어가던 혜화에게 5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한수가 나타난다.
그는 혜화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은 줄 알았던 자신들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혜화는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결국 한수를 따라 아이가 다닌다는 유치원을 찾아가게 된 혜화. 하지만 그 날은 아이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쉽지 않은 일. 혜화는 결국 다시 유치원을 찾았고 드디어 아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를 데려가려 시도도 해보지만, 금새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 돌아선다. 그리고.. 그런 혜화의 모습을 멀리서 한수가 바라본다.
지친 마음을 끌어않고 집에 도착한 혜화는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한수가 아이와 함께 그녀의 집에 있었던 것!!
대번에 한수에게 화를 내며.. 미쳤다고, 어째서 아이를 납치한 거냐고.. 당장 돌려보내라고 하는데,
한수는 단 하루만.. 셋이서 아이와 함께 한끼 식사도 하고 잠도 자보자고 한다. 이내 마음이 흔들려버린 혜화.
결국.. 함께 식사도 하고 함께 하루를 보낸다. 단란한 가족처럼.. 꿈같았던 하루는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끝이 나버렸다.
아이가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주소를 몰랐던 아이는 주변에 있던 고지서를 보고 주소를 불러주었던 것.
놀란 혜화는 급하게 한수를 내보내고 자신은 아이와 함께 경찰과 부모가 도착할때까지 아이와 함께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씻겨보고 품에도 안아보며.. 그렇게 아이와 마지막이 될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도착한 경찰에 의해 연행되다가 밖에 대기하고 있던 아이의 부모를 보고 놀라는 혜화.
그들은 다름아닌 한수의 누나 부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그리고 한수가 가지고 있던 입양 서류는?!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은 한수가 꾸며낸 일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조카를 데리고...
그 동안 한수가 아무말 없이 유학을 떠난것으로 알았지만, 그건 사실 거짓말이었고 지방 기숙사 학교로 보내졌었단다.
그나마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학교를 그만둬 버렸고, 갑작스럽게 군대를 갔다가 다리를 다쳐 의가사제대를 했다고 했다.
무엇을 하는지.. 돈이 떨어지면 집에 들어왔다가 몰래 나가기를 반복하는 생활을 해왔다는 얘기를 듣게 된 혜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혜화 앞에 불쑥 한수가 모습을 나타나고, 혜화는 그에게 누나를 만났다고 전한다.
이렇게라도 그녀에게 용서를 빌고 싶었다는 한수.
그녀에게 아이를 되돌려주고 싶었다며 다시 한번 제대로 아이를 찾아보겠다고 말한다.
그런 그를 향해 혜화는 현실을 인정하자고.. 두 사람의 아이는 세상에 없다고..
아빠는 무책임하게 사라져버리고, 엄마는 무섭다고 움츠려있기만 한 그날..
그 긴 하루라는 시간동안 아이는 혼자 외롭게 있다가 세상을 떠난거라고.....
그렇게 모질게 얘기한 뒤 뒤돌아 나와 버린다.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한수의 곁을 지나치던 혜화는 백미러에 비친 한수의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수를 향해 차를 후진시킨다.
막 집중해서 볼 수는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잘 관람했던 영화.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사실 독립영화는 잘 보지 않는터라 썩 내키지 않았지만, 신랑이 선택하는 바람에 그냥 보게 되었다.
은근히 궁금하게 만들고,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였다.
유다인, 유연석 두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하기도 했고.
처음엔, 꾹 잘 참고 있다 생각한 곪아있던 상처에 생채기를 내는 것만 같은 두 사람의 행동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마음껏 드러내지 못했던 상처를 드러내고 드디어 상처와 마주보게 된 두 사람의 모습은 슬프면서도 안타까웠다.
철없던 시절, 무책임한 행동이 주는 결과와 모른척 외면해도 결국엔 다시 마주쳐 해결해야한다는 걸
두 사람은 너무 힘들게 배웠다.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결국 다시 한수를 향해 가는 혜화의 모습이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