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원> 매우 흥미로운 설정, 하지만 그 설정을 살리지 못하는 이야기
★★★
" 한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기회는 한번 뿐이야 "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한번 잘못한 행동은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가끔씩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흥미로운 생각은 영화의 단골 소재로 이용되기도 하죠. 대표적으로 <이프 온리>와 같은 작품이 그것으로 이 작품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된 뒤에야 그 가치를 절실히 깨닫게 됐던 남자의 반복된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함에 있어서 '계산적일 것 없이 마음이 가는데로 내일 죽을 것처럼 사랑하라'고 말하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플러스 원> 역시 바로 그와 흡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거기에 흥미로운 설정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운석'의 추락과 함께 뒤틀리기 시작하는 시간의 흐름
사람들의 앞에 불과 얼마 전의 '또 다른 자신'이 나타나기 시작 !
< ▲ 나의 앞에 불과 얼마 전의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 !
이런 사진은 공포 영화에서 주로 보는 것인데 말이죠 >
여름 방학을 맞아 여자친구 '질'(애슐리 힌쇼)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며 오랜만에 재회하는 '데이비드'(라이스 웨이크필드). 하지만 질 앞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맙니다. 자신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몰랐다고 말은 하지만 어쨌든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모습을 질에게 들키고 만 것이죠. 때문에 질은 데이비드에게 크게 실망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질을 찾아 친구의 파티에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운석'의 추락과 거기서 비롯된 '정전' 이후로 시간의 흐름이 뒤틀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앞에 불과 얼마 전의 '또 다른 자신'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통해 엉클어진 관계를 회복하려 하고, 누군가는 타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두려움', 그리고 '적개심'이었습니다
< ▲ 현재의 여자친구에게는 사과를 하면서도 실수를 했고 관계는 더 악화됐지만
'30분 전의 여자친구'에게는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합니다. 하지만.. >
정전이 한번 발생할때마다 자신의 앞에 나타나는 또 다른 자신. 처음에는 30분전의 모습이 눈 앞에서 다시 나타났다면 다시 이어진 정전 이후로는 15분전, 그리고 5분전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둘로 나눠진 시간이 조금씩 한 점을 향해 가게 됩니다. 이렇게 눈 앞에 나타나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은 '환영'과 같은 것이 아닌 실체가 있는 또 다른 자신이었고 이 이상 현상을 눈치챈 이들은 두려움에 휩쌓이는데, 하지만 이를 대하는 태도는 제각각이기도 했습니다. 파티에서 다시 만난 여자친구 '질'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또 실수를 했던 '데이비드'는 다시 나타난 30분전의 '질'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고, 너무나도 외로웠던 '엘리슨'(수잔 덴젤)은 또 한명의 자신과 타협하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친구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반응을 보였던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반응은 공통적인 것이었죠. 그것은 바로 '두려움'과 '적개심'입니다.
'반복되는 시간',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갖고 있는 영화
하지만 '설정'만 흥미로울뿐, 그 설정을 전혀 살려내지 못하는 '이야기'
< ▲ '엘렌 페이지'가 살짝 떠오르기도 했던 배우 '수잔 덴젤' 두 사람 알고 보니 쌍둥이더군요.
누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수잔 덴젤, 그리고 콜린 덴젤' >
'혹시라도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라는 의문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많은 작품에서 다뤄지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눈앞에 나타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에 존재의 불확실성을 느끼고 대부분 강한 경계심과 거부반응을 일으키곤 합니다. 그것은 이 작품 <플러스 원> 역시 마찬가지였죠. 처음에는 이런 이상 현상을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눈으로 확인한 또 하나의 자신의 모습을 보곤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게 되는 것이었는데 이처럼 <플러스 원>은 여러 영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반복되는 시간', '또 하나의 자신'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하나로 뭉쳐놓은 작품이었고 이에 '스릴러'를 가미하고 있는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일뿐 영화는 '설정'만 흥미로웠고 그를 풀어가는 이야기는 그 흥미로운 설정을 전혀 살려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급작스럽고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의 결말
왜 이렇게 서둘러서 마무리 해버린 것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플러스 원>
< ▲ 눈 앞에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면, 이런 반응이 보편적인 것일까요 ?
두려움과 적개심에 휩쌓이게 되는 수 많은 이들.. >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답은 없지만 그 부분은 그냥 '영화적인 설정' 정도로 이해해준다고 하더라도 그 설정을 통해 풀어내는 <플러스 원>의 이야기는 안일합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누군가는 반복된 시간 속에서 제대로 된 사과를 통한 관계 회복을 꾀하고, 누군가는 타협하며 누군가는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이게 끝일 뿐이었던 지극히 평면적인 이야기였으니까요. 다시 말해 '설정'만 있을뿐 '이야기'는 없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만큼 아쉬운 영화이기도 했던 것인데 이렇게 아쉬운 이야기의 끝에 보여지는 결말마저 상당히 급작스럽고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이기도 하더라구요. '과연 누가 살아남은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대답도 없이 급하게 마무리 되어버린 영화, 러닝타임도 95분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서둘러서 마무리 해버렸을까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 것인지 감독조차도 갈피를 잡지 못한 것이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