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 못해 "

" 할 수 있어. 문제는 할거냐지 "

<아이 엠 쌤>이 영화 데뷔작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국내팬은 물론 전세계의 영화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 작품 이후로 연기 잘하는 '아역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다코타 패닝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아이 엠 쌤> 이후로 13년 동안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보이면서 꾸준한 활동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언제나 '아역'으로만 남아있을 것 같은 그녀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었네요. 이제 우리나이로 21살이 된 '다코타 패닝'이 <나우 이즈 굿>에 이어서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 이 작품 <베리 굿 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죠.

함께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 였던 '릴리'와 '제리'

그녀들이 여름의 해변에서 만나고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남자 '데이빗'

< ▲ 둘도 없는 단짝 친구 '릴리'(다코타 패닝)과 '제리'(엘리자베스 올슨) >

<베리 굿 걸>에서 다코타 패닝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소녀 '릴리'를 연기합니다. 뉴욕에 살고 있는 그녀는 예일대학교에 입학하기전 유람선 관광투어 일을 하고 있는데 그녀의 곁에는 단짝 친구 '제리'(엘리자베스 올슨)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고민, 감정을 속속들이 털어놓는 것은 물론 서로의 집을 자유롭게 넘나들만큼 둘도 없었던 친구로 둘이 함께 있을때는 '해수욕장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하는 것'과 같은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과감한 행동들까지 서슴치않고 할 수 있었던 든든한 동반자였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기 전 마지막 여름의 해변에서 두 사람은 '데이빗'(보이드 홀드록)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동시에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 감정은 아직 '처녀'의 딱지를 떼지 못했던 소녀들의 호기심일 수도 있었고, 진정한 사랑을 바라는 풋풋한 감정일 수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두 명의 소녀에게 '데이빗'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는 남자였습니다.

'데이빗'에게 빠져드는 '릴리', 그럴수록 친구 '제리'에 대한 미안함도 느끼게 되는데..

한 남자를 동시에 마음에 품게 되는 두 소녀의 이야기

< ▲ 두 소녀가 동시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남자 '데이빗'(보이드 홀드록) >

이처럼 <베리 굿 걸>은 '성인'이 되기 전의 과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의 소녀들이 그려내는 풋풋한 첫사랑, 그리고 이제 집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성인'으로서의 성장담을 담아내고 싶었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했던 릴리에게 처음으로 다가왔던 남자 데이빗은 앞뒤 가릴 것 없이 빠져들만큼 매력적인 상대였으니까요. 거기에 언제나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줄 것으로만 생각했던 아버지가 바람을 피는 현장을 목격한 릴리는 더더욱 데이빗에게 빠져드는데 그녀는 데이빗에게 아버지와는 다른 변치않는 사랑을 기대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데이빗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역시 데이빗에게 마음이 있었던 제리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그럼에도 제리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지는 못합니다. 단짝친구인 제리가 상처받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죠. 이처럼 <베리 굿 걸>은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두 소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함에 있어서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영화

앞뒤 가릴 것 없이 사랑에 빠져드는 소녀의 어설픈 사랑 이야기

< ▲ 데이빗과 급하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릴리',

하지만 친구 '제리'가 상처 받게 될까봐 그 사실을 털어놓지는 못합니다 >

하지만 <베리 굿 걸>은 이 모든 감정과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를 표현함에 있어서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데이빗과 사랑에 빠지는 릴리와 제리에게서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 보다는 그저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으로 끌어가는 인위적인 느낌과 설익은 감정만이 느껴질 뿐이고 어설프게 개입되고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으며 친구 사이의 갈등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서둘러서 봉합됩니다. 게다가 가수를 꿈꾸고 있는 것 같았던 '제리'가 부르는 노래를 통해 이런 과정속에서 세상을 향해 자유로운 날개짓을 시작하는 소녀의 비상을 이야기 하고,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조언하긴 하지만 이야기가 받쳐주지 못하는 이런 노래는 그저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을 뿐이기도 했습니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과는 달리 <베리 굿 걸>은 그저 앞뒤 가릴 것 없이 사랑에 빠져들었던 소녀의 어설픈 사랑이야기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고나 할까요.

이제는 '아역'이 아닌 완전한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것 같은 '다코타 패닝'

하지만 '엘리자베스 올슨'이 더 눈에 들어오던 영화 <베리 굿 걸>

< ▲ 노래도 잘하다니 !! 더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

헐리우드에서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두번째 여배우 ! 첫번째는 누군지 말 안해도 아실듯.. >

이것이 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남자와 여자의 관점 차이인지도 모르겠지만 전 '릴리'를 따라가는 이야기에서 별다른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헐리우드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올슨'이 보여주는 감성이 나쁘지 않았고 '난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던 다코타 패닝의 과감한 연기를 볼 수 있었던 작품 <베리 굿 걸>이기도 했습니다. 그나저나 극중에 포함되어 있는 노래는 엘리자베스 올슨이 직접 부른 것 같은데 노래마저 잘하는 배우이구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다코타 패닝보다는 엘리자베스 올슨 쪽으로 조금은 더 마음이 기울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