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컨트리맨> 미친 사랑의 노래
★★★
" 네가 죽음 앞에서 도망치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질 않길 바랬어
그저 흐르는 대로 살지 않길 말이야 찰리 "
유럽의 '부카레스트'를 아시는가요? 아니면 '부다페스트'는 아시는가요? 이 이름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두 곳을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곳이 아냐?' 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하지만 이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는 두 도시는 각각 맞닿아 있는 두 나라 '루마니아'와 '헝가리'의 수도로 분명히 차이가 있는 도시인데 <찰리 컨트리맨>의 주인공 '찰리'는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부카레스트'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가 부카레스트로 떠나게 된 이유는 마치 환영처럼 나타난 어머니가 그에게 해준 이야기를 따랐던 것이었는데 정말 어머니의 영혼이 나타나 그에게 이야기한 것인지, 아니면 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엇인가가 전한 내면의 목소리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그는 부카레스트로 떠납니다. 하지만 이 여행은 출발에서부터 어긋난 것이었죠. 찰리에게 조언을 했던 그것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원래 떠나라고 하고 싶었던 곳은 '부카레스트'가 아니라 '부다페스트' 였었으니까요.
마치 '찰리'의 불투명한 미래와 혼란스러운 현실을
투영하고 있는 장소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루마니아의 '부카레스트'
< ▲ 갑작스레 어머니를 잃은 찰리가 훌쩍 떠나는 곳 '부카레스트'
하지만 나중에 밝혀지지만 원래 목적지가 이곳이 아니었습니다 >
" 제가 어쩌면 좋겠어요. 살 날이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앞으로 어쩌면 좋을지 알려달라구요 "
우선 '찰리'(샤이아 라보프)라는 인물에 대해서 되짚어 보면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좋은 추억을 갖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반복된 이혼과 재혼으로 성장기의 기억은 그리 좋지만은 못해 보였습니다. 그게 꼭 어머니의 잘못은 아니겠지만 안정되지 못한 가정 환경은 그를 방황하게 만든 것 같고 결국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것으로도 보였으니까요. 그런 그에게 그래도 유일하게 위안이 되주는 존재였던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그는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는데 그렇게 이제는 뭘 해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던 그가 선택한 것은 '부카레스트'로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다페스트'와 '부카레스트'의 사이는 큰 간극이 있기도 했었죠. 마치 '부다페스트'가 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정방향'을 의미하는 곳이었다면, 헷갈려서 착각으로 인해 찾아가게 된 '부카레스트'는 찰리의 불투명한 미래와 혼란스러운 현실을 투영하고 있는 장소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것인데 그런 '부카레스트' 에서 찰리는 온갖 특별한 경험을 다 하게 됩니다.
'부카레스트'로 향하는 뜻밖의 여정은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았고 온갖 시련이 닥쳐오지만
그 곳에서의 일들을 통해 찰리는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게 됩니다.
< ▲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특별한 인연, 혹은 운명적인 사랑 '게비'(에반 레이첼 우드) >
찰리가 부카레스트로 찾아가는 시작에서부터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옆자리의 남자 '빅터'는 자고 일어났더니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어버렸고 그 남자가 죽기전에 자신에게 부탁한 일을 들어주려다가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연행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만난 부탁의 주인공이자 빅터의 딸인 '게비'(에반 레이첼 우드)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찰리, 그것은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게비'는 악명높은 마피아였던 '나이젤'(매즈 미켈슨)의 전 연인이었기 때문이죠. 이 뿐 아니라 찰리가 숙소로 정했던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약쟁이 남자 두명과 함께 했던 클럽에서의 일로 인해 그는 또 다른 곤경에 처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찰리에게 있어서 '부카레스트'는 그야말로 시련의 도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곳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고 있던 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곳이자 그를 성장하게 만들어준 곳으로도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나 다름 아닌 '사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녀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몰랐던 위험천만한 사랑
하지만 그녀를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찰리', 그가 내리는 선택은..
< ▲ 하지만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이 오른쪽의 남자 '나이젤'(매즈 미켈슨) 때문에.. >
" 머리 속에 이 끔찍한 것이 남아있는데...
뭔가 멋진게 필요해요. 뭔가 행복한게.. "
아버지를 잃은 여자 '게비'와 어머니를 잃은 남자 '찰리', 서로에게 있어서 그 빈자리는 상당히 컸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조금씩 그 아픔을 극복하려 했고 지우고 싶은 나쁜 기억 대신 그 자리를 좋은 기억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게비'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던 '나이젤'로 인해 그들이 시작하려는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게비는 자포자기 하려고 하지만 찰리는 그럴 수가 없었죠.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던 그에게 있어서 게비는 인생 처음으로 찾은 명확한 목표이자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느꼈던 것과 같은 충만한 사랑을 느끼게 했던 존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 혹은 그를 살게 해줄 원동력이나 마찬가지인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사랑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것이기도 했는데 이런 상황속에서 찰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낳은 결과물은 직접 확인하시는 걸로 ?!
그들이 내리는 극단적인 선택들에서는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던 영화
하지만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던 작품 <찰리 컨트리맨>
< ▲ 이 위험한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될런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확인해보시는걸로 ?! >
이처럼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사랑'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찰리 컨트리맨>은 제법 독특한 부분이 있는 영화로 우선 이야기의 고저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기쁜 순간이 있다면 곧 이어서 연결되는 안좋은 일의 연속이 그것인데 예를 들면 충만한 사랑의 느낌과 곧바로 연결되는 교통사고 등이 그런 것이죠. 이런 극과 극의 이야기 흐름은 영화 내내 느껴지면서 이 불쌍한(?) 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가끔씩 찰리를 찾아오는 환영과 숙소에서 만난 약쟁이들로 인해 먹게 되는 '엑스터시'로 인해 영화는 가끔 환상과 현실이 뒤섞이면서 그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장면들은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상당히 좋은 대사들이 즐비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특별한 사랑을 연기한 '샤이아 라보프'와 '에반 레이첼 우드', 그리고 명불허전의 '매즈 미켈슨'은 상당히 좋은 연기를 통해 이야기를 탄탄하게 풀어내더군요. 다만 그들이 내리는 극단적인 선택들에서는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기도 했던 영화 <찰리 컨트리맨>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