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올 여름 스크린 ‘사극 4파전’을 수놓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이하 ‘해적’)이 베일을 벗었다.

23일 오후 2시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언롭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국내 최초 해양 블록버스터로 150억 제작비에 이르는 대작으로 기대를 높였던 ‘해적’. 예고편으로 맛봤던 바다 위 명장면들과 배우들의 코믹 열연은 손색이 없었다.
 

'해적’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싼 해적과 산적의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으로 사라진 국새를 찾기 위해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의 바다 위 어드밴처를 그렸다. 조선 건국 당시 실제로 10년간 국새가 없었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진 영화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호흡을 맞춘 김남길과 손예진의 케미스트리는 코믹과 로맨스, 적과 동지, 연인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웃기게, 때론 애틋하게 헤어지고 만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볼만한 에피소드를 제공했다.
 

여기에 배우 유해진이 ‘전담’했다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코믹함은 ‘해적’을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웃으라’는 강한 주문을 거는 듯 억지스럽게 코믹한 장면을 연출한 부분에 있어서도 유해진 특유의 넉살이 보는 재미를 안겼다. 다소 유치한 코믹스러움에 폭 넓은 관객층에게 소구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12세 관람가에 맞았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해적’의 진짜 주인공처럼 강조된 고래의 존재감은 컸다. 컴퓨터 그래픽(CG)에만 200~250명의 인력이 투입돼 ‘해적’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고래 형상화 작업은 성공한 듯 보였다. 바다 속을 헤엄치고, 물 밖으로 나와 포효하고, 배와 맞부딪히는 등 스펙타클하게 움직인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의 모습은 ‘해적’에 몰입감을 높인 요소였다.

다만 ‘해적’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체적인 틀에서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톤이 조절되는 부분에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내용의 완성 부분에 있어 다소 산만한 부분이 있어 2시간 넘는 러닝타임을 이끌어가는 흡입력이 부족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해적’은 32m 초대형 해적선상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검술과 고난도 와이어 액션 등 스케일과 이러한 스케일에 녹아든 김남길, 손예진의 연기 변신에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기대를 높여왔다. 김남길, 손예진을 비롯해 설리, 유해진, 조달환, 신정근, 박철민, 이경영, 김태우, 이이경, 김원해 등이 출연한다. 영화 ‘7급 공무원’의 천성일 작가와 영화‘ 댄싱퀸’의 이석훈 감독이 합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