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님들을 만나고 있는 이 깊은 밤, 메세지가 도착했다고 폰이 울어 된다.
오늘은 통화 할 수 없음을 알기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자네는 이밤 남편 몰래 나를 찾아 주었구나.
고마운 사람.
자네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12년이 넘은것 같네.
복지관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등록하면서 알게 되어 지금 그 어떤 친구보다 아니 친자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지내는 친구야!

거기서 만나 자매처럼 절친하게 지내는 우리 모임의 다섯 멤버 중에 유난히도 정을 나누며 사는 우리 두사람.
두집의 가정사 아이들 이야기 고민 즐거움을, 남편에게 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살아온 나날들이 나에게는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모른다네.

친구야! 자네가 있어서 내가 힘들때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고 웃을수 있는지 자네는 아는가.
남편이 일찍 잠자리에 들기에 남편이 있는날은 통화도 못하지만 날마다 전화로나마 안부를 묻고 배려해주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
자네 곁으로 이사를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조금은 멀리 떨어져 와서 서로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면서 날마다 출퇴근하며 붙어 다니든때를 그리워 하는 날들이 되어버린지 일년이 넘어 버렸네.

시장을 가니 아줌마가 그러시드군. 애인은 어디가고 혼자냐고. 자네더러도 그러드라구 했지?
이 낯선 곳에서 우리 비슷한 처지의, 비슷한 아니 거의 같은 생각을 가지고 뜻이 척척 맞는 말을 안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자네를 만난것을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네.

"장에왔다가면서 입도 안다시고 가면 딸이 못 산단다."하며 호떡이라도 하나,더울때는 우묵국이라도 한그릇 마시고 가자는 자네.
딸도 없으면서 나 먹이려고 그런다는것 다 알지만 계산을 꼭 자네가 하는 탓에 참 미안 하드구만.
"그런것 계산하고 사느냐고 나중에 느거 형편 다시 풀릴때 많이 사주라"며 웃는 자네.

어떤 말을 해도 섭섭하지가 않고 편안한 사람. 친정 엄마가 딸 챙기듯 냉장고를 활짝열고 반찬거리를 한 가득씩 담아주는 자네.
"전에는 니가 나 많이 줬잖아. 힘내자 친구야."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하면 먹으러 오라 전화하는 자네.

어찌 내 평생 자네를 잊을 수 있을까. 자네같은 변함 없는 마음의 소유자를 알게된 나는 인생을 헛되게 살지는 않았다고 자부한다네.

"촌에 왔다. 신랑은 자고 있고 통화는 못한다. 오늘도 힘들었제.내일 이야기 하자. 잘자라."
이 한 통화의 메세지가 담고 있는 자네의 마음을 읽으며 감사하며 내일을 기다리며 이제 자련다.
소중한 친구야! 이밤도 안녕.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