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겸손은 당신과 내가 존재적으로 평등함을 깨닫는 것입니다.]

항상 겸손하신 님이시여!

세상은 저희들을 이런저런 잣대로 평가하지만,

님은 저희들을 존재로 확인하시나이다.


세상은 저희들을 백 명이니 이백 명이니 하면서 무리로 부르지만,

님은 저희들을 이름으로 하나씩 부르시나이다.

세상 사람들은 저희들에게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지만,

님은 두 손으로 저희들의 손을 꼭 잡으시나이다.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 쓸모없는 버림받은 저희들이지만,

님 앞에서는 하염없이 귀한 생명으로 대접받나이다.


님이시여, 참으로 감사하나이다.

님의 깨달으심으로 저희들은 생명이 다시 살았고,

님의 겸손하심으로 저희들의 희망이 부활하였나이다.

여기까지 달려오신 님의 거친 세월들 속에서

좋은 일과 궂은 일을 동시에 수용해오신 순명의 고통을 읽고 있나이다.

부디 앞으로의 남은 세월도 지금처럼 살으시어

선택적인 인생을 사는 이 세상의 어리석은 군중들 앞에 우뚝 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