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상 5 ]

<< 모든 인간은 기대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단지 사랑의 대상일 뿐입니다. >>

사랑의 님이시여!

아무것도 기대할 것 없는 저희들을 사랑하심에 늘 감사 드리나이다.

분명 저희들에 대한 님의 관심은 능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존재에 대한 사랑이며,

변화를 위한 다그침이 아니라 불완전에 대한 인정이나이다.

님이시여!

저희들 모두는 능력의 평가에서 탈락되었으며,

변화의 기대에서 밀려났나이다.

움직일 공간도 없어지고

이어질 내일도 사라진 저희에게

의자를 만들어주시고

시계에 약을 넣어 팔목에 채우시니

오늘과 내일이 연결되어 저희들의 흐린 눈망울에 생기가 도나이다.

그분께서도 이제 너희를 종이라 부르지 않고 벗으로 부르겠노라 하시었듯이

님은 이제 저희들을 쓸모없는 인간이라 내치지 않으시고

가족이라고 가슴에 품으시나이다.

오, 님이시여!

정말이지 가장 어려운 곳으로 옮아 오셨으니

앞으로의 인생 쉬운 곳으로 움직여가소서.

꼭 그렇게 되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