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랑 저는 예전 회사에서 함께 일하다 만나 사귀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신랑이 입사를 하게되었죠. 물론 결혼전에는 저에게 잘해줬고, 그렇게 사귄지 4개월째 되어 제가 임신을 하게되었습니다. 사실 전 아이를 지우고 이 사람과 헤어질 생각부터 했습니다. 결혼이란걸 그땐 생각지도 못했죠. 집안형편도 너무 어려웠고, 남자를 만나 믿고 살자신도..결혼할 자신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신랑은 결혼하겠다는 다짐을 완강하게 했는지..제가 아이도 지우고 그만 헤어지자고 하니 난리를 치더군요. 너가 그러면 차라리 자기가 회사를 나가겠다는 둥, 정말 너없으면 죽겠다는 식으로 말이죠.

사실 그 당시 저도 헤어지자는 말은 했지만, 그것이 진심은 아니었죠. 그냥 대책없이 한말이기도 했고, 다만 저희집이 너무 가난해서 집에 말할 여유가 없었던거겠죠
그렇게 저를 잡는 신랑과 결혼한지 이제 1년정도의 시간이 흘렀구요.

사실 저희 집이 너무 없는 집이다 보니 결혼하면서 참 자존심 상하는일도 많았습니다.돈이 없어서 어쩔수 없는데.. 저희집에서 겨우 저에게 해줬던건 돈 200만원이 전부였죠.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병원비로 그나마 있던 목돈 다쓰고 저희 어머니 식당 도우미로 나가셔서 하루하루 근근히 벌고 사는데 모아둔 돈이 있을턱이 없죠. 그런 사정 알면서 나 결혼한다고 자존심상한다고 돈내놓으라고 할 처지도 아니었구요.

그래서 제가 직장다니며 어렵게 근근히 모아놓은 돈 5백만원정도와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3백가지고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그 혼수가 뭔지, 결혼할때 시댁에서 대놓고 티를 내더군요.

신랑도 처음엔 어렵게 결혼 결심하고 집안사정 어렵다는거 알기게, 저에게 동정을 느꼈는지 시댁에서 뭐라고 하면 감싸주고 이해해주더니.. 점점 살면서 요즘은 신랑이 더 태클을 거네요. "내 친구 와이프는 말이야~ 이번 환갑때 시어머니한테 모피도 사드리고.. 나정도면 더 잘난 여자 만나서 행복할수 있었는데.. 애이 내가 너한테 받은거 뭐가 있냐.." 이딴 말을 저한테 자꾸 하네요. 자존심 상하죠. 사람은 변한다더니..
암튼 그것도 그렇구, 저희아버지 간암으로 돌아가셨지만, 사시는 동안에도 저희 엄마 속 정말 많이 썩었습니다. 하구한날 바람 피고 엄마 때리고 돈가지고 나가버리고.. 다른여자 데리고와서 버젓이 집에서 이상한 짓하고.. 그런 지옥같은 날이었죠. 동네방네 듣기도록 엄마한테 욕짓거리 쏟아붓고..

제가 연애시절 사귀면서 신랑한테 이런 저의 고민도 많이 털어놨었습니다. 아버지떄문에 자라면서 많이 속상했는데 나는 그래서 남자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같은건 내인생이 없는것처럼 생각한다.. 그때 신랑은 그런 아버지를 절대 이해할수 없다며 자기랑 만약 결혼하면 나는 너 정말 잘해줄텐데.. 뭐 이렇게 사람을 달콤하게 만들더군요. 전 믿었죠.. 아니 그냥 믿고싶었죠.. 그런 날이 듣는것만으로도 달콤했으니깐요.

하지만 요즘 신랑은 그떄 그모습이 아니네요.. 없게 시댁에 온 저를 살살 약올리는것도 그렇지만, 어쩔때 싸우기라도 하면 그렇게 친정 흉을 보고 돌아가신 아버지 욕을 하면서.. 제 신랑 화나서 싸울땐 저한텐 욕을 하는 편인데 자기 풀에 화를 못이기면, 돌아가신 아버지한테 막 '그 족같은 쌍놈의 자식이라 니가 그러냐?' '거봐라, 내니네집 족보피가 그렇게 더러우니 니가 그모양이지, 바보같은 X년' '니 그 인간같지도 않은 아버지한테 배운게 없어서 그렇게 머리가 돌이냐' 이런식입니다.. 그래도 그 피라는게 뭔지, 저도 아버지 밉지만 이 사람이 울 아버지 욕하면 정말 피고 거꾸로 도는것 같습니다. 참.. 이상도 하죠..그럴때마다 정말 저때문에 불쌍한 엄마만 욕되게 하고, 미우나 고우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많이나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하고싶은말, 답답한 말이 참 많네요... 다 놓고 그냥 떠나고 싶습니다.
연애의 달콤함을 믿었던 저도 한심하구요.. 자꾸 싸울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 죽이고 싶을정도로 미웠던 아버지지만 그걸 이용해서 친정흉보고 까라뭉기는 이 사람..
정말 어떻게 똑같이 해주고 싶은데..전 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