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관에서 처음 그를 본 건 6개월쯤 전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모르는 사람에게 첫 눈에 반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죠.

한참을 바라만 보다가 도서관을 나가는 뒷모습만 봤습니다.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죠.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릅니다.



결국, 다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 6개월동안 틈만 나면 같은 자리 근처를 서성였지만 한번도 보이지 않았죠.

졸업을 했나도 싶었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죠.



2. 그런데 식당에서 스쳐 지나가는 그를 보았습니다.

6개월이란 시간이 허무할 만큼, 한순간에 기억해 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종종 걸음으로 그를 쫓았습니다.

시험이 가까워선지 도서관으로 향하더라구요..



3. 용기를 내서 음료수와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주고 '도망치듯' 돌아서서 뛰어왔습니다...-_-

어찌나 떨리던지, 다리에 힘이 풀려 도서관 휴게실에 쓰러지듯 털석, 주저 앉았죠.



그런데 한 5분쯤 지나서였을까요, 전화가 왔습니다.

잠깐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얼떨결에 그와 마주했습니다.

(바로 연락올 줄은 몰랐어요...ㅠㅠ)



그렇게 그가 사준 커피를 앞에 두고 15분 정도 서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막상 마주하면 실망하지 않을까..걱정도 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아무튼, 그때부터 저는 이미 시작된 것 같습니다......



4.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처음 이틀은 제가 먼저 문자를 보냈고, 그는 나름대로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왠지 시험 기간인데 제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가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하루정도 문자를 안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아침에 좋은 하루 보내라고 문자를 보내줬더군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하루에 한번 정도 문자를 보내줍니다.

길게 이어지지는 않고,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 잘보라는게 대부분이죠ㅡㅡ;



5. 그런데 마치 운명처럼 저에게 '성시경' 콘서트 표가 생겼습니다.

주말인데요. 금요일에 저와 그가 모두 시험이 끝납니다.

같이 가자고 하고 싶은데, 첫만남인데 괜히 오바하는 것도 싶고 쑥쓰러워서 용기가 안나네요.



제가 먼저 시작한 건데, 데이트 신청까지 제가 먼저 하면 (보통 흔히 말하듯이) 좀 그렇지 않을까도 싶구요..

정말 오랜만에, 설레이는 감정인데- 쉽게 깨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같이 가자고 해도 되는 걸까요...ㅠㅠ?

남자분의 마음도 어떤지 모르겠고..휴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