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집오기전부터 못을 박고 왔다
제사는 죽어도 안합니더
알앗다고 교회다니는 며느리 어딜가나 하나씩 다잇다고
그런건 이제 문제 될게 없단다
결혼후 울시엄니
사람이 사람짓 못하면 그냥 죽지도 않고 세번을 죽는단다
한번은 악랄하게 아프며 죽고
두번은 사람들이 거들떠도 안봐서 시체가 썩어죽고
세번은 덕이 없어 묘설자리가 없어 죽는단다
묘를 서더라도 한이 많앗던 사람들이 묘자릴 뒤집는단다
난 제사 음식을 안한다
그렇다고 크리스천이냐
아니다
근데 왠 트집이냐고??물으시는 분도 많다
울친정 엄마를 오랬동안 봐왓던거다
결혼내내 부당한 시집살이에도 꿋꿋히 우릴 키워오신 울 엄마는
교회를 다니며 어려울때마다 하느님찾으며 우릴 키워오신거다
(울 엄마의 막강한 시집살인 울아부지도 인정)
그로인해 자연스례 교리가 나한테 스며들엇고
내 어릴적 교회를 다니는 사람을 보고 예수쟁이 혹
사람 구실 못하는 종족이였다 지금도 울시엄닌 교회얘기만 나오면
핏대 제대로 올리신다
애시당초 결혼전 나는 교회를 다닐 가능성도?있었고
처녀적에 별 이상한 애길 많이 들어선가
제사 많고 미신 많은집치고 잘되는집 없더라
그런 얘기 많이 들엇다
내친구 엄마는 한해 제사가 16번인데 (아직도 할무니가 살아계신단다)
매일 볼때마다(처녀적에) 내친구 엄마는 인상써가며 제살지내는데
도와주는건 딸뿐이고 ...친구얘길 빌리자면
한달에 반은 제사 음식을 먹어야 한단다 지겹단다
그러니 나역시 내가 유리하게 보엿던 결혼이라 다른건
크게 많이 요구 안했지만 제사 문제 만큼은 주위에서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은지라 못을 박았다
오죽하면 장남이라면 미팅도 안햇다
지금 내남편은 참고로 2남 3녀중 막내다
첨에 내시엄니 촌에 분 같지 않게 궁합같은거 왜보냐며
쾌쾌묵은 관습이라 열변을 토하시고 제사는 첫째가 있어
신경쓸것도 없단다 두손을 부여잡고 시집올동안 아무탈없이
무사히 자기집에 몸만 오면 됀단다
그렇다고 몸만 올수 잇는가 주위서도 아무리 그래도 할껀하란 통에
우리집 형편에 맞춰 시댁대비 더해같음 더해갔지 덜해가지 않았다
남자가 기본으로 전셋집내진 없으면 사글세라도 해와야 하거늘
그거마져 시엄니의 화려한 언변으로 대체됏다
어찌됀 모양인지 시집와서 절하라고 하질 않나
제사때마다 위에서 말하듯 나 들으랍시고 차마 입에 답지못할
저주를 퍼붓는다 그래도 말한마디 안했다
그렇다고 손놓고 놀앗나 아니다
제음식 내가 준비안하고 안먹는다
하지만 제가 끝난후 목기 닦고 챙겨놓고 음식 일일히 챙겨 먹이고
설겆이등 뒷정리 다 내 일이엿다
울집에 제사때는 목기를 사용한다
울 시엄니 목기 사용한지 10년이 다돼간단다
목기는 물에 넣고 씻으면 더더욱 안됀단다
내가 시집올때 그목기 원래 광택이 안나는건줄 알았다
알고보니 허술한 시엄니의 쓱닦고 마는 관리탓에 기름때가
과일물이 찌들은 거란다 (울 형님왈)
닦는 약이 잇나 뭐가 잇다 물행주 마른행주 번가르며
손목이 부러져라 벅벅 닦고 닦아야 제 광택이 산다
사실 그 목기에 올린거 울 시누와 울 시엄니만 먹는다면
열심히 안닦앗을수 잇다 근데 이를 어째 조카들과 내 남편이 먹는데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어 더 닦고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목기 관리 만큼은 대부분 (울 동네) 남자들이하는
막노동이란다 남자도 혼자 잘 안한단다 ㅡㅡ;
제사 얘기만 들엇다 벌초는 해야지
벌초 꼭 남자만 하라는법 없다 울시엄니 그렇게 둘러대고
날 데리고 이봉우리 저봉우리 길도 안난 길을 깍아가며
날 인도하신다 (내 뒤에서)
제일 난감할땐 한참 길 안난 산을 깍아가며 올라설때
"이길이 아닌게벼.."할때다 그럴땐 생땀이 난다
내가 울 시엄니 맘씀씀이에 휘둘리니 울 시숙 아예
결혼 6년째인 지금까지 벌초 걱정 한번 얘기 한번
전화한번 안한다
그것도 올해 벌초 시즌 전에 딱 짜르고 끝낼꺼다
물론 내남편도 100% 찬성
"하모 그래라 안그래도 보기 그렇던데 딱 짤라라.."
내용즉슨 5년해도 형님이 말한번 안나오는게 화가 난단다
더군다나 형한테는 재순데 서운하단다
벼농사 시즌이 곧 다가온다
울시엄니
"위탁주믄 돈이 많이 나간다.."
"엄니 저도 이젠 못하겠네요 그럼 형님이랑 언니들 좀 부르세요
전 5년 하고나니까 그냥 돈주고 위탁 하고 싶네요"
"그러믄 그돈 니가 델끼가?"
"아뇨 쌀가져다 먹는 사람 다 내라하이소"
"야야 니가 덕이 참 없다 누구 닮아 그래 모지노.."
"몰라예 암튼 엄니가 알아하이소 안그러믄 다 사먹든가.."
올초 너무 기선제압을 했던 탓인가 크게 노발 대발 안하시지만
그래도 벼농사 나보고 하라고 난리다 미친것도 아니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쌀은 온식구가 다먹는데
밭갈고 논갈고 약치고 ..그런건 어째 우리 내외가 다한다
내가 낮에 다 못하면 울시엄니 후레쉬 들고 내 남편까지
데려나와 밤에 농사일 시킨다
처음에 저 노인네 뱃속에서 나은거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나라면 이런저런 핑계대고 농사라고는 손도 안대는 형제들
쌀한톨 야채한잎 안줄것 같은데..말이다
그러면서 에든 지금이든 사람은 사람구실하고
덕을 쌓아야 복받는단다...뼈빠지게 일해서
열손다놀리는 시누 시숙 퍼먹여 살리는게 덕?
암튼 올해초 만만찮은 시댁과의 한판 승부가 나야할듯하다 ㅡㅡ;
올핸 어찌 헤칠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