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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환경단체와 새만금 지역 주민들이 국무총리와 농림부장관을 상대로 정부조치계획 무효확인을 요구하는 이른바 `새만금 소송'을 낸 것은 4년 7개월 전인 2001년 8월 22일이다.
원고측은 새만금 사업에 대해 `군사정권이 전북지역 민심을 달래고 재집권하기 위해 급조한 사업'이라고 혹평했고 농림부장관이 새만금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내준 것은 행정소송법상 `당연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해 사업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환경단체가 농림부장관에게 "새만금 간척사업의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직권으로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도 부당하다며 공유수면매립법 32조의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폈다.

원.피고 양측이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는 동안 조용히 진행되던 소송은 2003년 6월 27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환경론 대 개발론'이라는, 논란의 핵심에 다가서게 됐다.

원고측은 독일의 갯벌 전문가인 아돌프 캘러만 박사를 증인으로 내세워 새만금 갯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고 "1심 판결 전까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일시중단시켜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하지만 농림부측은 충분한 경제성 분석을 거쳤고 `제2의 시화호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강력한 사업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 때부터 양측은 경제ㆍ해양환경ㆍ수질분야 등 전문가를 내세워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소송은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강영호 부장판사)가 2003년 7월 15일 `새만금 방조제 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환경론쪽으로 균형의 추가 기우는 듯 했다.

김영진 당시 농림부장관이 법원 결정에 항의하며 장관직을 내던졌고 새만금 지역 주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으로 나뉘었다. "판사 3명이 어떻게 대형 국책사업을 중단시키느냐"는 항의에 `사법적극주의' 논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서울고법 특별7부(이영애 부장판사)가 1심 결정을 뒤집고 "방조제 공사를 중지하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손해가 우려될 뿐 아니라 방조제 공사는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해 논란이 격화됐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2005년 1월 "새만금 소송을 판결로 끝내면 다시 2심, 3심으로 올라가게 돼 소모적 논쟁이 지속된다"며 "민관 공동위 원회를 구성해 새만금 간척사업 용도를 결정하라"는 조정권고안을 냈다.

원고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피고 농림부측이 "사실상 환경단체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조정안"이라며 거부하는 바람에 조정은 결렬됐고 1심 재판부는 2005년 2월 "새만금사업을 취소 또는 변경하라"고 사실상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집행정지 결정이 2심에서 뒤집어진 것처럼 본안소송 판결 역시 2심에서 뒤집어졌다.

서울고법 특별4부(구욱서 부장판사)가 2005년 12월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하라"며 1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불명확한 환경론'보다 `확실한 개발론'에 무게를 실어준 것.

재판부는 지구온난화와 쌀수입 개방 등 식량안보의 필요성을 받아들여 새만금 농지조성의 타당성을 인정했고 담수호 수질문제도 적절한 대응조치로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이미 공사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상태여서 사업 자체를 취소할 경우 국가적 낭비가 천문학적 수치에 달한다는 점도 감안됐다.

원고의 상고로 결국 새만금 소송은 예상대로 대법원에, 그것도 대법관 전원이 심리에 관여하는 전원합의체 재판에 회부됐고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분류해 일주일에 두번씩 집중심리를 벌여왔다.

결국 대법원이 16일 `새만금 사업계획을 취소할 만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최종 판결을 내림으로써 엎치락 뒤치락했던 새만금 소송은 법적 논란의 종결을 고하게 됐다.

lilygarde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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