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혼한지 1년 2개월 되었어요.
제 나이는 이제28살이구요..
아들이 하나있는데 이제막5개월이 되었구요....

세상살기가 너무힘이 드네요.....
저는 서울에서 살았는데 제천으로 시집을 왔어요....
우리 외할머니가 조은 사람 있다고 한번 만나보라해서 만났는데....
정말 착하고 좋더라구요....
그래서 얼마 안만나고 일주일만에 바로 들어가 살아버렸어요.....
신랑이 조아서 바로 산건 아니고 시아버지 홀로 계시는데 연세가 81살 이거든요.
정말 그때는 신랑을 외면할수 없었어요... 홀시아버지가 건강하면 안심인데
그것도 아니고....치매가 있어서 나라도 돌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그당시 직장도 없었고...하는일이 별로 없다보니 선뜻 나서게 되더군요...
신랑도 나를 보고 하늘의 천사라고 하더군요....
근데 그런말이 싫었어요... 오히려 나한테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죠...
그렇게 하루하루 모시는데 일이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지 힘들더군요....
어느날은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왜 내가 결혼도 안했는데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더라고요....
우리아버님은 뭐가그리 조은지 사고만 치고 다니시고...
다른 치매환자분들은 오히려 말도 없고 움직이지도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시아버지는 정말 차원이 다른 분이 에요...
말도 한말 또하고 또하고 돌아다니기는 무진장 잘돌아다녀서 길잊어버리고
집도 못찾고... 사고는 얼마나 치는지 한번 들어보세요..

밥솥에 밥을 하고 잠깐 방에 있으면 다된밥에 아버님은 생쌀을 다시 넣고 물을 부어서 밥솥코드를 뽑아놔요.. 먹지도 못하게.

빨래를 해서 널어놓으면 축축한 빨래를 다시 개어 넣고 옷장에 마구 집어넣어요...

신발신고 집에 들어오는건 아무것도 아니에요..밖에 나가시면 남의 집 파 다뽑아
오셔서 돈 다 물어주고 남의 강아지 잡아다 대리고 오면 도둑으로 몰려 파출소 가고..아버님 사정이야기 하고.....

국이나 찌개는 가스랜지에 놔두지 못해요..
뭐 드실것 있으면 손으로 만지작 거려서 다 못먹게 되니까요..

그리고 우리 아버님이 변비가 있으신데 변을 보면 정말 미쳐요...
저는 옆에서 지켜봐드려야 하거든요..
변이 하도 딱딱해서 그냥 물내리면 안내려 가요...
그걸 다 손으로 장갑끼고 주물러서 내려야 하고요..
변도 못딱아서 제가 닦아드리고 목욕시켜야 하구요///
소변도 하루에 수십번을 보시는데 다 흘리고 옷이 젖어서 하루에도
빨래거리가 넘 마나요....

어느날은 제가 잠깐 수퍼갔다왔는데 글쎄 세상에 이게 뭔지..
아버님이 변을 보시고 맨손으로 주물럭 거렸는지 방안은 온통 변이 뭍어있고
아버님은 옷도 못입고 혼자 변뭍은 손으로 옷을 입으려고 애를 쓰더라고요..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변하드라고요...

정말 이런일 말고도 정말 넘넘 마나요,,,


이젠 아들이 있는데 아들보며 하루하루 힘든나날을 잊으며 살아요...
아버님 때문에 신랑과 데이트도 한번 못했봤고 같이 산지 3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고...이젠 잘생긴 아들 하나 보며 힘든 나날을 보낸지 1년2개월
인데... 왜그리 지금도 힘든지 내가 아들 둘은 기르고 사는것 같네요...
때론 아버님한테 야속한 말을 마니해요...
양로원에서 계시라고..단지 말로나마 내가 짜증이나서 확 뱃어버리지만
정말 내가 못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하면 하루하루 힘들지 않게 살수 있을까요?

우리애기가 이제 막 5개월인데 저는 아버님과 애기 때문에 몸조리도
못하고 이렇게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