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사무실 사람중 많은 이가 요지부동이다
모두 좋은게 좋다고 말한다...
긁어서 부스럼 만들지 말라고...

주장이 있어도 옳지 않은 일이 행해지고 있어도...
나는 침묵을 강요받는다...
너그러움과 인자함과 인간다움을 내세우는 그들로부터...

한마디 하는 나는 원칙주의자가 되고...
비인간적이고 너그럽지 못하며 후덕하지 못한사람이 된다

계장의 오늘 하루 일과를 적어보면...

9시에 출근..
11시경까지...
공문수정...(수매지침서대로 영농규모에따라 리별수매량을 배정했더니만 수매량이 적게 배정된 이장단 회장의 한마디에 결제끝난 공문을 홀라당 뒤집어 놨다...)
찾아오는 사람들과 인간적인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나한테 천원짜리 꿔가서 자판기 앞 소파에 앉아 커피마시다...

점심시간
동네 이장이 직원들 밥산다고 점심먹으러가서 1시간 30여분에 걸쳐 소주 2병반 마시고

1시 30분경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받으러온 민원과 옥신각신하다 결국 출장다녀와서 민원발급...
동네 이장이 찾아오자 사무실앞 슈퍼에 가서 맥주 마시고 4시경까지 비틀거리며 주정하다
군청에서 온 주사나으리와 다시 사무실앞 슈퍼에서 맥주마시다....
퇴근시간이 지나서 까지 사무실에 안들어오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일하지 않아도 월급주고...수당주고...근무시간에 토끼풀베러다니고...돼지 집지러 가고 닭장만들러가고 모심으러 가도...
누구하나 아무말하지 않고...수고한다고 격려까지 해주니...
다른직원이 모심는다고 연가도 달지 않고 일하는데 수고한다고 맥주사다 바치고...
감사계직원이 나와서 서류보자는데 친구가 왔다고 살짝 빠져나가고
거기다 개인 비서까지 뒀다...
일용직 아줌마를 채용하는데 적극추천했다는 이유로...
전기요금..통장이체...우체국심부름...


사람들은 그를 맘좋은 사람이라 한다..
"허허" 웃고 다니니까...
아주 인간적이고 소탈하고 너그럽다고 칭송이 자자하다...


슈퍼에서 돌아오는 계장한테 낼 연가달았다고 말했다...
무슨일고 달았냐고 묻길래 "가사정리"차 일신상의 이유로 달았다고....했더니...
연가달지 말고 그냥 쉬란다....무슨 큰 인심이나 쓰는 것처럼...자기가 허락한다나 뭐래나...
연가달고 편하게 쉬고 싶다고 했더니만...안색이 변하며 다시 슈퍼로 술마시러 나갔다...

정말 너그럽고 인간적인게 어떤 모습일까...
기본은 지키며 주위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우선이 되야하지 않을까...?


어쨋든 더이상 사무실에 있다간 계장하고 뭔일이 나지 싶어서 내일 연가를 냈다..
조용히 하루를 보내며 반성하고 정리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