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용혜원


진한 고독의
빛깔로 물든 가을 하늘

황홀할 것만 같았던
여름날 풀잎들의 노래도
영원이 아니라 순간이었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그 속을 살아가는
너와 나
붉게 물든
가을 산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을 하자.

나의 가슴과
너의 가슴을 덮고
세상을 덮고도 남을
사랑을 하자.

모든 화려함이
마지막 빛으로 장식하는
이 가을

우리 숨막히도록 좋을
그런 사랑을 하자.

때론 흐르는 시간이
너무나 안타깝다.

내 사랑아!
내게 오라!
너를 꼭 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