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무지한 사람으로서 일상의 작은 모습들 하나에 행복해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다. 호탕하게 웃지 않아도,
슬픔에 도리질을 하지 않아도 그저 작은 모습들 하나로
살아가는 걸 느끼며, 세월을 감내해가고 있다.

변변치않음이라는 자책도 어찌보면 그저 내 머리속에 가득한 몽상의
일부인지 모른다. 답변도 해결책도 없으나, 그저 즐겁게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무지몽매한 사람들 중 하나일지 모른다.

대통령을 뽑는다고 이 추운 날에 율동을 하며 하루치의 일당을 받는 사람들,
전쟁을 꼭 일으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불쌍한 우리네 중학생의 죽음을 추도하며 촛불을 든 사람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아무런 행동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내 눈에 아른거리는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단순무지,
아무것도 모르는 단순하기만한 나는 누구인가..
끓어오르는 분노도, 뜨거운 열정도 사라져버린..

이렇게 살아감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