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과 덧글은 보통 구분되어 사용되지 않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서로 다른 말이다. 댓글은 어떤 글에 '대하여 답하는' 글이고, 덧글은 '어떤 글에 덧붙어 있는' 글이다. 전자는 원래 글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며, 원래 글의 삭제 여부와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데 반해, 후자는 원래 글에 대해 종속적으로서 글이 삭제될 때 함께 사라지게 된다. 오프라인 식으로 말하자면, 누군가 종이에다 "0 00 개색기 뒤져라" 라고 써서 대로변에 붙여놓았을 때, 그 옆에 똑같이 종이에 써서 "옆에 글 읽는 놈은 바보다." 라고 붙여두면 댓글이요, 원래 종이에다 빨간 색연필로 "참 잘했어요. 그런데 맞춤법이 틀렸네." 라고 써두면 덧글이다.

영어로는 reply 가 '댓글' 에 해당되고 comment 가 '덧글'에 해당되는 표현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reply 는 국내에선 comment 까지 포함할 수 있는 넓은 개념으로도 사용되며, 이걸 '리플' 이라고 읽은 국적 불명의 단어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덕분에 멋모르는 연예인들이 방송에 끌고 나와서 '리플을 달아주세요' 이러고 있는 실정인데, "공부하세요" 라며 대갈통을 내려치는 아나운서한테 걸리면 혼나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예전엔 '답글' 이라는 말도 종종 쓰였는데 요즘은 '댓글' 혹은 '리플' 이 대세인 것 같다. 웬만하면 용어 좀 표준화 하자. 태터에선 댓글이고 이글루스에선 덧글이고, 스킨 만드는 놈 맘대로 어쩔 땐 reply 이고 어쩔 땐 comment 가 되는 상황은 뭔가 잘못된 것이다. 단어들이 이렇게 서로 의미가 겹치면 프로그램을 국제화/지역화 하는데 애로 사항이 만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래 프로그램 기획하면서 UI 에 등장하는 단어는 함부로 정하는 게 아니라, 어떤 단어를 써야 가장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면서 어색하지 않고, 또 다른 프로그램들에서 사용하는 표현들과 부딪히거나 혼동되지 않는지를 면밀히 검토해보고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