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바람쐬러 나갔습니다.
남편과 시간 맞추기가 힘들고 항상 피곤하다고 성화여서
아이들과 멀리가는건 엄두도 못내고 주변만 왔다갔다하거든요.

어제두 멀리 못가고.. 그냥 한 40분정도 가면 있는 절에 다녀왔습니다.
남편은 사람 많이 몰리는 곳보다는 차라리 절에 가서 약수도 마시고
경내 구경도 하고 등산겸 산속도 거니는게 좋다고 가끔 가거든요.

작년에두 왔던곳이고 울 나라에 적멸보궁이 딱 세곳 있는데
그중 한곳이랍니다.

아이들도 다람쥐 구경에 청설모도 보고 산길도 거닐고..
싸간 김밥도 먹어가면서 모처럼 즐겁게 보냈구요.

울집 애들은 절에 가면 항상 들어가서 절하고 오자고 하지만
집안종교가 불교이긴 해두 제가 절하는게 서툴러서 잘 안하거든요.
어제두 하자는거 그냥 밖에서 삼배만 하라고 시켰더니
고사리같은 손 모아 삼배하고 왔습니다.

절에서 내려오다 잠깐 계곡에 들렀습니다.
애들아빠가 가재라도 있는지 보자구... 있음 잡아다가
집 수족관에 넣고 키우자고 하니 애들이 들떠서 난리였답니다.

그러나... 가재 잡기가 그리 쉬운가요?
요즘 그런거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잖아요.
괜스레 애들 실망만 안겨준건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마냥 즐거워만 하네여.

아쉬움을 접고 계곡에서 올라오던 길에..
길가에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토끼풀이 보였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애들한테 토끼풀 꽃말(?)을 아냐고 물어보았죠.

네잎클로버는 행운이라고 아이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초등2학년과 1학년 아이들이거든요.

그래서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아냐고 물으니 모른답니다.
제가 얘기해줬죠.
세잎은 행복이래...

그러자 아이들은 행복이랑 행운중 뭐가 더 좋은거냐고 묻더군요.
전 속으론 행운이 더 좋지 이놈들아...ㅎㅎ(저도 속물이거든요)
그랬지만.. 겉으론 행복이 더 좋은거지... 했죠.(교육상)

제가 말했습니다.

여기봐봐.
세잎클로버는 엄청 많지?
그러나 네잎클로버는 우리들 눈에 잘 안보이잖아?
행복이랑 행운은 그런거야.

행복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지만.. 우리는 소중한지도 모르잖아.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나 눈에 잘 안보이는 네잎클로버(행운)만 찾으려고 하잖니?
그래서 엄마는 세잎클로버(행복)가 더 좋아.
행운도 때로는 불행의 시작이 될수가 있거든.

그래도 아이들은 이해가 쉽지 않은지
연신 네잎클로버 타령만 합니다.

울 남편은 저만치 떨어져서 손짓합니다.

"이리좀 와봐~
여기 이돌 고인돌인가봐!!"

아이들은 또 귀가 솔깃해집니다.
그래서 내 행복론(?)이 마저 끝나기도 전에 아빠에게 달려가더군요.
"어디~ 어디~?"

흔하디 흔한 토끼풀...
세잎은 너무 흔해서 처다보지도 않죠?
하지만 어쩌다 하나 발견이라도 하면 흥분에 들떠서
책갈피속에 넣고 말려 코팅도 하곤하는 네잎클로버....

아이들과 남편은 바윗돌위에 올라서 난리지만..
저는 길가의 막 돋아나는 토끼풀을 한참 내려다봤습니다.
왜냐구여?
네잎클로버 찾느라구여...ㅎㅎㅎ

저도 간절히 행운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중 하나거든요, 사실..

참, 다섯잎클로버의 꽃말은 뭔줄 아세요?
그건 불행이래요.

자, 우리들도 너무 흔해서 볼품없고 관심조차 없는 세잎토끼풀
같은 일상사에 우울해하지 마시고
밝고 힘차게 살자구여.

행복은 멀리있는게 아니고 가까이에 있다는말...
진심으로 가슴에 새기게 되네여..ㅎㅎㅎ

좋은 하루 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