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옻닭이죠.

저는 어려서부터 여름뿐 아니라 사시사철 내내 자주 먹던 음식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삼계탕 먹듯이 먹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옻을 타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성인이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저희 엄마가 끓이시는 엄마표 옻닭은 옻도 액기스 수준으로 우려내셔야 해서
국물이 시커멓게 될 정도로 우려내실 때도 많으세요. 기름 둥둥 뜬 국물을 한사발 담아서는
몸에 좋다고 마시라고 하시는데 어우.... ㅋㅋ
이것도 안먹겠다고 많이 도망다니던 음식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이야 너무 잘 먹고 있죠 ㅋㅋㅋ

그 효능이 놀라워 인삼에 버금간다고 알려진 옻의 효능을 알아볼까요.

옻이 오르는 사람은 옻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진액(일명 옻)이 스치기만 해도
심한 가려움증을 느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붉게 부어올랐다가 좁쌀 같은 것들이 생기고 그 자리에
작은 물집들이 많이 잡히는 등 고생이 말도 못한다고 해요.

진짜 심하게 오르는 사람들은, 특히 심장이 약한 사람이 잘못 먹으면 열이 올라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하네요.

요즘이야 옻닭집에 가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알약을 먼저 먹도록 하고 또 옻의 독성을 제거한
옻물이 시중에 팔아 몸에 좋아도 옻이 올라 먹지 못하던 사람들도 많이 먹게 되었다죠.

그래도 저희 신랑은 무서운지 아직까지 안먹고 버텨 왔는데
이번에 시험삼아 조금 먹어보라고 꼬셔볼까 하는데 먹을려나 모르겠네요ㅋㅋㅋ

옻은 위와 장에 좋은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이 외에도 간에도 좋고 여성들의 생리불순, 생리통에 효과가 있으며
원기회복과 정력 증진에 좋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속이 냉하거나 손발이 찬 사람들이 먹으면 그 효과가 좋아
여름철에 잦은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라 하겠습니다.

저처럼 배가 차서 설사가 잦고 손발이 찬 사람에게 좋은 보양식이라 할 수 있겠죠.

요즘 저도 몸이 부실한지(?) 여름을 잘 난다고 생각했는데

지난주부터 아랫배가 싸르르 한게 설사가 잦더라구요.

그러다가 이 옻닭이 생각이 나서 시장에서 싱싱한 닭 한마리와 옻을 사다가 옻닭을 끓여봤습니다.
휴가 마지막 날이라고 시도해보기는 했는데 잘 될려는지...

항상 엄마가 해주시는 것만 봤지 혼자 끓여보는 것은 처음이라....

맛은 또 뭔가 2% 부족한 맛이 나겠죠? ㅎㅎㅎ

그래도 인삼, 대추, 마늘 야무지게 넣고 찹쌀도 잘 불려서 죽까지 알차게 끓여 봅니다.

마트에서 삼계죽 재료라고 하면서 황기와 대추 몇 개, 인삼 한 뿌리, 마늘 몇 개 등을 넣어서
5~7천원을 받더라구요. 거기에 찹쌀까지 같이 들어 있는 것은 더 비싼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ㅋㅋ

이번에는 동네 한약재료 파는 곳에 가서 인삼한뿌리와 옻만 구입을 했습니다.
옻은 한번 끓일 양으로 묶어서 파시더라구요.(저는 2,500원에 구입했습니다.좀 비싸게 산듯ㅋㅋ)





크기는 길이 한 15센티쯤 되는 길이로 잘라서 솥에 들어가기 좋은 사이즈로 되어 있네요.
(엄마는 시장에서 얇은 껍질로 된 것을 사용하셨었는데 저는 이런 옻나무를 주시더라구요.)
한개 한개 흐르는 물에 칫솔로 살살 문질러 씻었습니다.
옻은 껍질 안쪽이 저렇게 노란 빛이 나고 물에 담구면 노란 물이 나옵니다.
옻이 오르는 분들은 만져도 옻이 오른다고 하니 장갑을 끼고 손질하셔야 합니다.

우선 옻닭을 할 솥에 물을 2리터 정도 붓고 옻을 넣고 끓였습니다.
팔팔 끓으면 중불로 줄이고 20분쯤 되어서는 약불로 줄여서 물의 양이 반 정도로 줄 때까지
끓여서 건져내고 닭과 인삼, 대추, 감초 등 집에 있는 것들을 죄다 넣고 물을 적당히 첨가해
끓입니다. 처음 하는것 치고 너무 겁없이 덤비는 것 아닌가 생각이 스치지만 ㅋㅋㅋ





한시간 반 정도 푹 삶으니 아유... 냄새가 아주 끝내주네요 ㅋㅋㅋㅋ
사진에 갈색빛이 도는 국물 보이시나요? 냄새도 장난 아니랍니다.
닭을 건져내서 맛있게 먹고 퍽퍽한 닭가슴살을 잘 찢어서 불린 찹쌀과 다진 야채를 넣어서
죽도 끓였습니다.



야채가 별로 없어서 감자를 넣었더니 부드럽고 좋네요.
닭보다 어째 저는 옻국물로 끓인 죽이 더 감동적입니다.
향이 아주 끝내줍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