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의 사랑 / 김별

꽃 같던 얼굴에 주름이 진다고

그대여 슬퍼하지 말아요.

조각 같던 몸매가 흐트러진다고

그대여 속상해하지 말아요.

새순으로 피어난 나뭇잎이

청춘을 지나 고운 물이 들어가듯이

눈부신 창공에 붉은 한 점 열매를 위해

기꺼이 꽃을 보내야 했듯이

그러한 변화는

떨어지는 순간까지

더 열렬히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하늘이 준 선물인 것을요

세상의 길은 언제나 바람이 불고

풍랑은 멈추지 않지만

우리가 진정 슬퍼하고 후회해야 할 일은

주어진 날들을

사랑으로 온전히 채우지 못한 어리석음,

오직 그것뿐인 것을요

단 한번 아주 잠시 살다 갈 목숨을 두고

죽음까지 아름답다 말 할 수는 없겠지만

헛되게 보내버린 지난날들이기에

남은 날들은 오히려 더 소중한 것

세월에 삭은 후에야 향기로운 술이 되듯이

봄날의 꽃 같던 그 얼굴의 주름은

화장으로는 만들 수 없는 진정한 아름다움

그 몸의 변화는

몸속 깊이 감추어 놓았던 빛깔과 향기를

비로소 보여 주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꿈꾸는 당신

당신은 사랑하기에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그만큼 더 아름다울 겁니다.

그리하여 백 년을 산다면

이 세상에서 당신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아직 세상에 존재한 바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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