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는 길목          솔새김남식 

강둑이 무너질 듯 쏟아지던 장맛비도

밤잠 못 이루며 뒤척이던 더위도

세월에 쫓겨 가듯이

그렇게 어디론가 사라지고

연초에 제법 여유 있게 남아있던 달력도

반을 더 넘긴 지금

계절을 세 번이나 보내고 있다.

나도 모르게 다가왔던 첫사랑의 고운 꿈처럼

계절은 말없이 그렇게 왔다가

살며시 떠나고 있는데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그리

서툴지 않을 나이

이별은 언제나

가슴 한구석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와 같다.

또 한 계절이 지나는 길목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할 때

그리움은 곪은 상처가 되어

다시 빈자리를 채우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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