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프란치스코 / 김별

안녕 프란치스코

사랑해요 프란치스코

언덕 위로 달려가 손을 흔드는 소년이 보이시나요

손수건을 흔들다 조용히 눈물을 닦는 소녀가 보이시나요

이 땅에 화해와 용서와 진정한 사랑을 말씀하신 이여

평화란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 말씀하신 이여

우리가 얼마나 많은 촛불을 밝혔고 피를 흘렸으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적개심과 폭력과 싸워왔는지를

안녕 프란치스코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한반도 평화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왔다는 이여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최고의 덕목이라 말씀하신 이여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위선과 왜곡과 불의와 싸워 왔는지를

우리가 얼마나 혹독한 가난과 절명의 순간을 견뎌 왔는지를

안녕 프란치스코

당신도 속으로 눈물을 흘리셨지요

이 땅에 열심히 살아가는 착한 이의 마음을 담아내신 이여

이 땅에 침묵하고 있는 양심을 향해 다시 돌을 던지신 이여

우리의 고통을 통해 세상의 모순과 탐욕을 치유하고자 하셨기에

세상을 향한 외침을 이 땅을 빌어 외롭지만 무섭게 설파하셨기에

그 사랑의 말씀, 참회와 반성의 말씀은

다시 이 땅에 정의로운 행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 분노의 말씀, 질타와 촉구의 말씀은

이 땅과 세상의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안녕 프란치스코

사랑해요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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