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국화의 이별

                                       청암/진고개

애닮고 슬프도다

어른들의 방심과 아집으로

꽃봉오리 희망을 무참히 꺽었구나

음산하고 차거운 바닷속에 갇혀

친구 손을 잡고 사랑해

"우리 꼭 살 수 있어"라며

가뿐 숨 참으며

외치고 외치다

기진하여 쓸어지면서도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소리쳤을 아들 딸들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어른들의 안이함과 탐욕이

너희들의 삶을 앗아가 버렸구나

가슴이 먹먹하여 눈물마져 마르고

통곡으로 목소리가 잠겨 피를 토한들

너희들의 고통에 비할소냐

비통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구나

사랑하는 우리 애들아

원망하고 탓하거라

그리고 뒤돌아 하얀 미소로

용서하여라

미안 하구나 정말 미안 하구나

잘가거라

다음 세계에서는

행복과 평화만 있을 것이다

참담한 현실 앞에서

너희들에게 줄 것은

노란 국화 한송이 뿐이구나

(세월호의 침몰로 희생된 영혼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