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소리 듣는 동안 3 / 湖夜 이춘효 -

우르르 쾅쾅,

천둥과 번개가 먹장구름

하늘의 배를 가른다

전신을 무너뜨리듯

사방이 울리도록 두들기는 빗소리에

비명이 필요하다며

겁먹은 강아지 허공을 향해 짖는 소리

순종과 복종의 어느 중간쯤에서

저 폭우에 선동당하고 있는듯

조작되는 듯한 알리바이를 지켜보는데

엑스트라 내가 필요하는지

하늘이 속엣 것을 다 쏟아내

파인 내 가슴의 웅덩이에

얼만큼의 진실이 고이는지

빗방울을 셀 수 없다고

낮게 얘기했을 뿐

젖은 속내들 모두 죽여

사스락이는 언어들로

두 남녀가 맨발로

만나는 것이 보인다

2012.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