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함께/이욱환

술자리 가면 빠지지 않은  것이 있다
폭탄주를 들며
 "위하여" 를 외치고

"우리가 남이가" 라고 건배를 한다
 

어디서부터 흘러온 구호인지는 몰라도

그 속엔 우리들의 이기심이 가득 들어 있다

우리들의 이해와 이익을 고수하려는
단합대회
오늘은 동에서

내일은 서에서

그러나 그들의 이해가 멀어졌을 때

언제든지 서로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다

끼리끼리

그것이 순수한 동기만으로 만났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업대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동료들끼리
지연 학연 둥
이름도 밚다
심지어 종교까지도 끼리끼리 만나고
자신들의 신앙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끼리끼리가 

인류에 미친 해악이 얼마나 많은가
나라도
종교도
도덕도
그 앞에서는 무력하다

그래 뭉쳐야 살고
뭉쳐야 우리들을 보호 할 수 있다는 강박증
 

나라도
민족도
개인도
한 뿌리에 나서도

서로의 가지를 치고 좋은 열매를 탐하는라
조용할 날이 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남이가"가 지구촌이 되도록
 

이제 "우리가 위하여"가

우주의 모든 생명들이 될 수 있도록

구호를 외쳐보자

하루가 백년처럼 변해버린

지구촌 어느 곳에도 몇 시간이면

날아갈 수 있는

몇 만 리 길에도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대

이제 우리들의 가슴도

서로의 들숨과 날숨으로

하나가 되어보자

우리가 영구히 살아가야 할

터전이고 친구들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