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서 거짓 해명이 되레 화를 재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SNS 등을 타고 쏟아지는 사진과 영상, 도처에 깔린 CCTV의 잇단 역공이 그나마 남아있던 동정심까지 제거하면서, 섣부른 해명을 가볍게 패퇴시켜버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휴대폰을 평상시처럼 지참하고 다니는 ‘1인 1미디어 시대’인데다, 또 다수가 전파력이 강력한 사회관계망네트워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만큼, 연예가의 해명은 사후 검증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임기응변식 땜질 해명은 거꾸로 치명적인 독으로 바뀌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 요즘의 연예계다.

경찰 역시 휴대폰 메시지, SNS 기록 등을 토대로 미디어 통신수사의 일종인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벌여 입증이 어려운 논박의 사안에 대해 명쾌한 증명을 잡아내면서 사후 해명에 대한 압박의수위를 높인다.

▲ 정운택의 반전… 휴대폰 동영상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정운택의 폭행 논란이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신논현 교보사거리 앞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논란에 휩싸이자 소속사는 “자신을 놀리는 말을 듣고 흥분을 했지만, 실랑이만 있었을 뿐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차츰 누그러지는 듯했던 논란은 하지만 인터넷에 떠오른 동영상 한 편으로 새로운 다른 전기를 맞는다.

 

정운택 측의 해명과 달리 화면 속 정운택은 만취상태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오히려 계속해서 시비를 걸어오는 정운택을 피하는 대리기사를 쫓아가 멱살을 잡고 정강이를 발로 차거나, 심지어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피해자에게 “차렷”이라며 호통치는 장면은 차라리 놀라웠다. 영상이 없었다면 언론 등을 통해 마치 쌍방폭행 등으로 호도될 뻔했던 사안이었지만, 현장에서 촬영된 휴대폰 동영상 한 편이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셈이다.

정운택은 사건 이후 100만원의 벌금과 함께, 지난 4월 밥원으로부터 피해자에게 150만원의 배상금을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해명과 달랐던 영상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던 그는 현재 이미지 회복마저 쉽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

▲ CCTV, 디지털 포렌, 위드마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일은 허다하다.

“술을 한 잔도 하지 못한다”는 말로 공분을 사고 있는 이창명도 같은 경우다.

미심쩍은 교통사고 이후 20시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창명은 뒤늦게 경찰서에 출석해 “술을 한 잔도 하지 못한다”며 음주 운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의심은 있지만 이를 증명하지 못하는 상황을 노린 듯한 의도로 읽히면서, 곳곳에서 “괘씸하다”는 시선이 쏟아졌다.

경찰청장까지 나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번에는 CCTV 등지에서 중앙선을 넘거나, 신호를 무시해 보행자를 칠 뻔한 장면 등 음주운전 혐의를 의심할 만한 여러 단서가 나오면서 그를 옭아맸다.

 

YTN 방송 캡처

더불어 직접 대리운전을 요청했지만, 대리운전 기사가 없어 신청 20분만에 취소한 정황까지 등장하면서 사안은 이창명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갔다.

경찰은 당시 주점에서 지인들과 시켜먹은 술의 양을 분할 계산하고 몸무게와 나이, 소요된 시간 등을 역계산해낸 위드마크 수치 ‘0.16%’를 혈중 알코올 농도로 보고 이창명을 음주 혐의로 입건조치했다.

이창명 측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면서 기존 입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찍힌 낙인은 이미 연예인으로서 회복 불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창명의 휴대전화를 입수해 그가 사고 직후 지인들과 주고 받은 메시지, 이후 구체적인 행적 등을 복구 중이다. 만일 의도적인 범행 은폐가 드러날 경우 가중 처벌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거짓 해명은 독약

오히려 사건보다는 거짓말이 더 연예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때도 많다.

신정환의 사례 역시 유명하다.

 

신정환의 경우 2011년 국내 방송 일정이 펑크가 난 뒤 필리핀 원정도박 논란이 일자, 자신의 팬카페에 사진과 “‘댕기열’에 걸려 입원했기 때문”이라는 거짓 해명을 내고 도박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해명글을 올리면서 여론 희석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필리핀 의사와 간호사, 교민 등의 목격담 등이 일제히 전해지면서 그의 거짓말은 곧바로 드러났고,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반성을 하기는 커녕 얕은 수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급기야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그는 5개월 가량 도피생활을 택했다. 그는 도피생활 5개월만에 귀국해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돌아선 여론은 차가웠다.

 

클라라의 경우도 유사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 내용을 바탕으로 성희롱 피해 등을 운운했다가, 뒤늦게 휴대폰으로 주고 받은 전체 메시지가 공개되자 호의적이었던 여론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그는 곧바로 ‘구라라’라는 오명을 안고 계속해서 복귀에 어려움을 얻고있다.

연예기획사 대표 ㄱ씨는 29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안이 터지면 예전처럼 그냥 해명 그 자체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면서 “요즘들어 대형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해명을 하는데 다소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데, 이 역시 온라인 역풍 등 반대급부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데 따른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 사진제공 :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