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오만석이 밋밋했던 대종상 시상식에 그나마 활기를 불어넣으며 보는 재미를 살렸다.

11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는 사회자 신현준, 엄정화, 오만석의 진행으로 제51회 대종상영화제가 개최됐다.

파격적인 이변의 결과가 없었던 대종상은 '명량'(4관왕) '변호인'(3관왕) '끝까지 간다'(3관왕) 등에게 비교적 골고루 상을 나눠주며 몰아주기 시상을 피했다. 그러나 OST 표절 논란과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작품에게 트로피를 안겨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고, 불보듯 뻔한 수상 결과는 재미는 물론 시상식의 긴장감도 떨어뜨렸다.

그런 이유로 MC 오만석과 시상자로 나온 라미란의 재치 넘치는 한 마디가 더 돋보였다.

지난해 대종상 MC 신현준과 올해 대종상 홍보대사 엄정화에 이어 대종상 MC로 첫 합류한 오만석은 순조로운 진행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이영자와 호흡을 맞추며 길러진 안정적인 진행 능력이 무리없이 시상식을 이끌었다.

또한 오만석은 '군도:민란의 시대' 조상경 디자이너가 의상상을 수상하자 자신이 꼭 대리수상하겠다며 신현준을 앞질러 무대로 나갔다. 오만석은 이어 "내가 대리 수상을 하겠다. 사실 내 전처다. 지난번 밥을 먹으면서 대리수상 부탁을 받았다. 혹시라도 상을 받게 되면 수상소감을 대신 해달라고 했는데 진짜 받았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오만석은 조상경 디자이너와 2007년 협의 이혼했고 이 사실을 깜짝 고백하며 이날 최고 화제의 인물이 됐다.

라미란은 입담으로 대종상을 평정했다. 감독상 시상을 위해 이정재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 라미란은 "이정재 선배님 팔짱을 끼고 들어오니깐 결혼식 들어가는 것보다 더 떨린다.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호사를 누리게 해주셔서 고맙다"며 등장부터 유쾌함을 발산했다.

이정재가 "오늘 굉장히 아름답다. 평소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자 라미란은 "망했다. 코디가 안티다. 내 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름다운 의상을 골라줬다. 지금 가리고 있다"고 고백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와 함께 인생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라미란은 "내 인생의 목표는 죽기 전에 이정재 선배님과 진한 키스신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영화 '빅매치'에서 이정재 선배님의 형수님 역할을 했다. 언제까지 형수 역할만 할 수 없다. 오빠 어떠세요?"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이라이트 시상을 앞두고 현장의 긴장감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시상자로 나온 라미란은 거침없는 입담으로 수상자보다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