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24절기 중 17번째인 한로(寒露)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뜻을 가진 날이다. 본격적으로 가을이 깊어지는 시점이라 할 수 있으며, 선선함을 넘어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 주의해야할 것은 바로 아침과 저녁나절의 기온과 한낮의 기온이 큰 편차를 보이는 현상인 일교차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일교차가 매우 커 아침의 옷차림과 한낮의 옷차림이 다를 정도다.

사람은 정온동물로 급격한 기온차에 노출되게 되면, 그 변화를 우리 몸이 따라가지 못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체내 자율신경계의 활동에 교란이 발생, 체내 면역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심화되게 된다.

아울러 가을의 급변하는 기온과 건조한 날씨는 수면장애를 유발할 가능성도 높기에 면역력 저하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돼 대상포진이나 구안와사 등 면역력 관련 질환의 발병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대상포진은 약물, 과로, 스트레스, 노화 등 내외부적 요인으로 체내 면역력이 저하됐을 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한의계에 따르면 수두를 앓았던 사람은 모두 체내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평소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억제돼 있는데, 체내 면역력이 약화되면 이 억제력이 약화돼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내려와 피부에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이런 대상포진은 그 통증 정도가 매우 강해 통증의 왕 질환으로 불리기도 하며, 초기 증상이 단순 신경통이나 감기몸살과 유사한 양상을 보여 질환을 착각해 초기 바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구분법으로는 발진을 유무인데, 대상포진은 단순 신경통이나 감기몸살과 달리 피부에 띠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통증 발생 1-3일 이내 발생하게 되므로, 이런 증상이 보일 시 바로 대상포진을 의심하고 한의원 등 전문의료기관에 내원해야한다.

한의사 이상진 원장(단아안한의원 구로점)은 "이런 대상포진에 대해 초기 바른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경우 각종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만성적 신경통 증상과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에 침투해서 유발하는 구안와사인 람세이헌트 증후군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대상포진의 발생 원인에 대해 기혈(氣血)이 허하거나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는 면역력 저하에 있다고 본다"면서 "내복용 한약을 통한 대상포진의 독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회복하며, 봉약침과 체침, 사암침, 온열요법을 통한 외치(外治)를 병행해 병증을 바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진 원장은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연변대학 의학원해부학연구소에서 열린 안면근육 해부실습에 참석한 바 있다.

헬스팀 김봉수 기자 cs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