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작가 호미숙입니다. 날씨가 흐리게 시작하는 아침 자전거 플라이어 전기자전거 타고 광나루한강공원을 향했습니다. 오늘 아주 특별한 장면의 사진과 영상을 소개할게요. 너무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라 호미에게는 정말 특별하답니다. 익숙하게 많이 보셨던 분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요. 시골뜨기인 호미가 도시 그것도 서울에서 매미의 탈피 허물을 본지 너무도 오래되어서 신기해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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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공원의 매미 허물/호미숙

섣달그믐날

청마가 달려오는 즈음

침묵한 겨울비가

사뿐히 내려앉은 공원

갑옷 등을 가르고

탈피한 매미 허물이

겨울비 세례를 받으며

세 계절을 지나도록 그대로다

어둠 속 긴 기다림 끝에

세상 밖으로 나와

외마디 세레나데를 부르다가

주검을 맞이한 매미

윤회하는 매미 한살이

짧은 절정을 위해

시간을 가둔 세월쯤은

다음 생을 위한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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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천호공원에서 본 매미 허물을 보고 쓴 시입니다.

삶의 탈피(脫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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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 산허리에

메뚜기 한마리 탈피 진행 중

가던 길을 멈추고

숨죽여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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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는

작은 몸을 버리고

더 큰 몸집에 날개까지 돋워

비상하던 날갯짓이 초록을 흔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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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피는

기존의 자아를 버리고

또 다른 자아를 입는 것

사람도 이런 허물벗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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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희망이 희박해질수록

미래는 하얗게 바래지지만

절망의 끝에 서서야

눈물 흘리면서 나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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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은

바로 절망,

극한 상황에서의 허무!

그 절망의 늪에서 떨치는 것이

삶의 탈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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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 산행에서 본 메뚜기 탈피를 보고

5년 전부터 한강 원탁회의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호미가 바쁜 관계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모처럼 어른들 뵈러 나갔습니다. 거의 1년 만에 만난 어르신들 초창기 5년 전 초창기에는 13-15명이 모이곤 했는데 요즘은 7-8명만 모인다고 하시네요. 대부분 80대 가까이 된 어르신들 중에 호미가 막내로 참여한 모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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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이미 정년 퇴임을 하신 교수님이나 일선에서 자리를 물러난 회장님들이신데 이른 새벽 한두 시간 운동을 마치면 티타임을 갖곤 했습니다. 세상 살이에 대한 소회를 말씀하시고 시사적인 이야기, 건강에 대한 담소를 나누곤 했습니다. 반가운 만남을 갖고 호미는 혼자 남아 스마트폰 사진을 찍을까 하고 일부러 한강을 거닐며 새로운 특별한 것이 없을까 하고 카메라 사냥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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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내려앉은 아침 빗방울을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 내리는 풍경을 담고자 일부러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을 사들고 한강변을 나섰습니다. 저녁노을이 질 때마다 시간 되면 찾아와 일몰 풍경을 담는 곳입니다. 자전거 세워두고 비가 더 세지길 바랐지만 보슬비만 흩뿌리다가 그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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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만 한 잉어들이 물 곳에서 튀어 오르는 장면을 담고 싶었는데 눈으로는 3번을 보았는데 하필 카메라 포착에는 실패했습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바람 쐬어 나오는 곳이라 그런지 물고기들이 사람 인기척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몰려듭니다. 과자 부스러기 등을 얻어먹은 잉어들이 먹이라도 주는지 찾아 드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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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곳은 강동구 천호동이에요. 천호동에서 가까운 광나루한강공원은 호미의 아지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멀리 잠실 롯데타워도 보이고 인명 구조선도 보입니다. 이곳은 주말이면 숲 그늘 아래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늘막을 치고 바람 쐬러 나오는 곳이기도 해요. 광나루한강공원에는 자전거 쉼터도 있고, 광나루한강공원 자전거 인증센터와 수영장, 테니스장, 편의점이 있습니다. 인근에 즈믄길로 들어서면 천호동 자전거 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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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내리는 빗방울을 고스란히 꽃잎에 맺은 메꽃이 다소곳이 피어있습니다. 그 옆으로 높은 나무에 걸린 방패연이 꼬리를 흔들며 내려올 줄 모르고 나뭇가지에 갇혀서 발버둥 치는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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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유충기에 비해 짧은 성충기를 갖는 곤충들의 우화인데요. 매미에 따라 짧게는 2년에서 10년 넘게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아갑니다. 우화란 번데기가 날개가 달린 생식기능이 있는 벌레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우화를 통해 성충이 되면 곧 사랑할 준비를 하여 종족을 번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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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우화하는 날

수년간 땅속에 있다가 천적이 없는 맑은 날 밤을 택해 밖으로 나와서 변태를 시작합니다. 매미의 우화가 되면 날개를 말리고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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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매미는 불과 2주∼4주밖에 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애벌레는 땅속에서 보통 2년∼7년 정도 삽니다. 어떤 종류는 17년 동안 삽니다. 수컷은 '맴맴...' 소리를 내어 암컷과 짝을 지으며 암컷은 죽은 나뭇가지에 붙어서 알을 낳고 난 후 죽어 버립니다. 그리고 알에서 깬 1살짜리 애벌레는 땅속에 숨어서 살아갑니다.

DSLR 카메라는 놓고 온 상태에서 빗방울 사진이라도 담으려다 혹시나 하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앗 우연히 발견한 매미 허물, 사진에 담는데 너무 높은 가지에 있어서 겨우겨우 당겨 촬영했는데 이 정도밖에 안 담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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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천호공원에서 매미 허물을 발견하고 신기해했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오가는 나무들마다 5-6마리의 매미 탈피 허물을 볼 수 있었어요. 이때부터 호기심 천국 아줌마가 되어서 강변 둔치에 있는 나무마다 찾아다니면서 매미의 흔적을 찾아 나섭니다. 대부분 2m에서 3m 위치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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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야만 허물을 찾을 수 있기에 고개가 아플 정도로 나뭇가지만 살펴보았습니다. 이 나무에도 바로 우리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탈피 허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산책로 바로 옆이고 그늘막을 늘 치는 곳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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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갑옷을 벗어던진 것처럼 매미의 우화를 이곳에서 시작했나 봐요. 얼마나 낮은 자리인지 아이들의 손에도 잡힐 정도 낮은 위치인데도, 아무도 떼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했습니다. 저처럼 우연히 발견하고 그대로 두고 보기만 하고 갔을 분들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보석이라도 찾은 것처럼 홀라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촬영을 하는데 삼성 갤럭시 s20 울트라로는 제대로 안 찍혀서 이곳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몰라요. 이럴 때 1억 화소로 촬영하면 되는 것을 낮추었더니 이 정도 밖에 안되어서 다시 DSLR 소니 알파 9으로 촬영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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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들이 시선이 제게 머무네요. 나무에서 뭘 하나 했을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설명드렸더니 처음 본다는 분들도 있고 너무 오랜만이라고도 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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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을 하셨던 회장님이 산책하러 나왔다가 매미가 우화했던 탈피의 허물을 보시더니 신기해하셨어요. 모든 허물들은 가지 높은 곳에 있었는데 이곳에만 우리 키 보다 낮은 자리에 위치해 있었지요. 더 높이 오르지 못하고 서둘러 우화를 시작한 듯해요. 손에 잡힐 듯한 높이에서 우화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지 생각하니 누군가에게 들켰거나 호기심에 일부러 건들기라도 했으면 어쩌나 했어요. 다행히도 올여름에 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매미의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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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광나루한강공원 둔치의 나무마다 매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주로 있고 어떤 허물은 나뭇잎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많게는 앵글 속에 6마리도 볼 수 있었습니다. 1억 화소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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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를 촬영하다 보니 나무를 타고 오르는 개미를 발견했지요. 매미와 개미를 동시에 촬영하니 아.. 이게 쉽지 않았어요. 결국 사진으로는 이렇게 개미와 매미를 따로 촬영했는데 완벽하게 선명하지 않아서 못내 아쉬웠어요. 1억 화소 화질의 스마트폰을 갖고 가서도 까먹었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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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흐린데 날씨 좋은 날 일부러 매미와 개미를 다시 촬영해서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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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나루한강공원 매미 우화 과정, 탈피된 허물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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