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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어머니와 똬리-호미숙 시낭송
13  호미숙 2020.02.12 23:09:37
조회 51 댓글 1 신고
여행지 1
전화
별점

어머니와 똬리

homihomi-호미숙

치맛자락 언덕길을 쓸고

새참 함지박 무거움이

발걸음조차 힘들어 뒤뚱거릴 때

똬리 끈 단단히 고쳐 물었다

뜨거운 여름 속

먼 고추밭 길

걸음은 더디고 더디다

함지박을 내려놓아도

떨어질 줄 모르는 나선형 똬리

손바닥만 한 달팽이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땀방울 핥는 바람이

시-원한 미루나무 그늘

똬리를 베고 잠든 어머니

풀 끝을 기어오르던 달팽이가

툭, 떨어져 토끼잠을 깨운다

*똬리*

짐을 머리에 일 때 머리에 받치는 고리 모양의 물건. 짚이나 천을 틀어서 만든다.


호미의 추억 이야기

유년 시절 어머니 따라 새참 들고 들녘으로 나갑니다. 어머니는 짚으로 엮어 만들거나 수건을 돌돌 말아 만든 똬리를 머리 위에 얹고 함지박을 이고 가셨습니다. 뒤서거니 앞서거니 하면서 막걸리 주전자 들고 종종걸음으로 따라갑니다.

미루나무 아래 논두렁에 무거운 함지박을 내려놓고 새참 상이 펼쳐집니다. 논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진흙이 잔뜩 묻은 장화를 벗고 흐른 땀을 씻으며 밥 한술 떠서 고수레부터 하고, 막걸리 한 잔 들이켜십니다. 옆에서 어린 호미는 풀로 소꿉장난하고 미꾸라지, 우렁이를 잡으며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햇살에 까맣게 그을린 엄마 아버지의 굵은 주름이 밭고랑처럼 논두렁처럼 느껴질 때, 호미는 훌쩍 자라서야 골 깊은 주름의 의미를 다시 새깁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똬리란 단어마저 잊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어느 김영원 교수 조각가의 작품을 감상하다가 어머니 머리 위에 달팽이처럼 달라붙은 똬리에 가슴 울컥합니다. 아련한 그리움의 오랜 세월을 토해냅니다.

한 몸처럼 따라붙었던 똬리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힘겹게 살아오신 부모님, 지금 어머니와 아버지는 병상에 누워계십니다. 세월 지나 그 나이가 된 어린 호미는 잃어버린 세월을 한 번에 압축하듯 모자상이란 조각 작품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리움의 시/어머니와 똬리-호미숙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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