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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날- 어머니에 대한 시, 포토포엠/호미숙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오늘이 임산부의 날이란 것을 블로그씨 덕분에 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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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블로그씨 질문

오늘은 임산부의 날이에요~

고생하신 우리 엄마와 남긴 추억을 블로그씨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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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는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 연세 38세에 늦둥이처럼 막내딸로 태어났지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부모님과 살았지만

중학교 생활할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서 일찍이 혼자 생활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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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면 농사짓는 시골집에 찾아서 부모님의 일손을 돕곤 했었습니다.

그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 한스러운 삶들을 엿보며 때때로 어머니를 떠올리며

엄마가 되어 어머니의 마음을 그려보며 시를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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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현재 95세로 치매 4기로 7년째 요양원에 계십니다.

57살인 막내딸도 못 알아보시고 엄마하고 부르면 "네"라고 말씀하십니다.

90평생 힘들게 살아왔던 모든 삶은 지우신 어머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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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느낌 있는 사진 있으면

일부러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사색에 잠겨 시상을 떠올리곤 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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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머니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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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풀 빗질이 도배지를 쓸어

꽃무늬 줄 맞춤을 넋 잃고 바라보다가

매직아이처럼 현기증에 취해버리고

강 비늘처럼 반짝이는 칠 남매 낳은 뱃살 트임이

쭈글거리며 초점을 흩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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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고무신 찢기고 기우뚱이며 밟은 자리

수십 년이 흘러 고스란히 다지는 세월

두꺼워져 내려앉는 세월의 천정이

거리를 좁혀 올 때,

젖 비린 내음마저 바래진

누런 시간의 배냇저고리를 꺼내놓고

소리 없는 울음을 참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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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질로 밥 짓고 구들장 데울 때

아랫목의 게으름은 이불 섶을 물고 늘어지다가

엉거주춤 아침 햇살이 툇마루 끝을 넘보면

기지개를 켜는 하루를 맞이합니다

어머니의 몸뻬 바지 종종걸음이 마당을 닦고

부지깽이로 두들기는 부엌문의 둔탁한 소리가

알람 소리처럼 귀를 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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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고

세월을 갈아 마시며

어머니의 낡은 녹음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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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머니와 자반고등어

(사진-얼음화석*천안 자전거 여행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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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리 장에 갔던 울 엄니

짐 보따리 한가득 장을 보고

손에 들린 자반고등어 한 꾸러미

사립문 밀며 먼저 들어선 건

찢겨 반쯤 벗겨진 울 엄니 흰 고무신입니다.

화롯불에 배를 뒤집어 굽던 내내

비린내가 진동하여 초가를 휘감고

저녁상에 올라 누운 자반고등어는

식구들 젓가락에 산산이 분해되어

찰나에 뼈만 추려집니다.

40년이 훌쩍 넘긴 어느 날

짜디짠 소금에 절여진

자반고등어 한 마리가

눈을 흡뜬 채 논바닥에 누운 얼음 화석에

한 움큼의 추억에 울컥합니다.

입을 딱 벌리고 내장도 훤히 보이며

소금 알갱이를 마저 삼키는 고등어

울 엄니 흰 고무신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듯

내 엄니를 발라먹은 세월을 지우고 싶은

소태처럼 쓰디쓴 그리움의 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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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머니의 찻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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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띠 허옇게 벗겨지고 꽃무늬마저 긁혀

고무줄 늘어진 어머니 속것처럼

너덜거리는 찻잔, 이빨까지 듬성듬성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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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이 사다 드린 고급 찻잔도 마다하고

구질구질한 찻잔 속으로 녹아드는 어머니

맑은 물에 띄운 마른 국화꽃 깊은 향내로 어머니를 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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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차를 마실 때마다 꽃잎을 부풀리며

어머니는 새색시처럼 화사하게 다시 피어난다

건조대에 널린 어머니, 향기 없는 꽃물을 떨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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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머니와 빨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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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마른 기침으로 시작하는 어머니

라면 발 얹힌 굽어 푸석한 손으로

앉은뱅이 빨래판에 쭈그려 앉아

비눗물에 불린 세월을

비벼 빠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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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판 파인 골 따라

찌든 세월 때 국물 흘러내리고

시커먼 거품이 부풀어 올랐다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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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고 헹구어 짜내고 말리기를 80년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빨래이길 바라며

가녀린 손 떨림 끝으로 응고된

시간이 뚝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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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해진 주름으로 빨래판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지 오래다

성능 좋은 세탁기 마다하고

닳아빠진 나무 빨래판만 고집하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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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빨래판의 밋밋함과

어머니의 주름 깊이가 맞닿을수록

휘어진 등으로 식은땀만 배어들고

꺼져가는 생명이 잘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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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머니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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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으신 어머니

라면 볶아 까망머리 얹어 회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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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긴 머리 쪽을 졌던 곱디고운 모습 간데없고

저토록 촌스럽고 싼 티 나는 머리를 하셨을까

흰머리 한 올마다 가격 매겨 검은 머리까지 솎아 내며

눈속임을 했던 막내딸이 머리를 빗겨드리지만

꼬불꼬불 머리 흐른 세월만큼 한 움큼씩 뽑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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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안개가 서린 맑았던 눈망울

코끼리 눈으로 쳐져 내려앉은 눈두덩

갸름한 계란형은 양 볼이 늘어져 턱도 둘이 되고

까망문신이 희끗 희끗 바래진 눈썹 자리

기억력도 가물가물 희어져갑니다

어머니 손등 정맥류 가지엔

흰 눈 내리듯 핏기 없이 표백되고

검버섯으로 검은 발자국을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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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진 바라보다

아줌마도 아닌 할머니도 아닌

주름 가득한 낯선 초상화에 눈물을 떨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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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머니의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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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 시장 골목

즐비한 삶의 행렬 좌판

겹겹이 두꺼운 옷 할머니 미소

발길 머물러 청국장거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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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고추, 썰은 파 예쁘게 단장한 청국장 한 덩어리

네모 반듯한 사각의 두부 한 모

갈가리 찢긴 느타리버섯 한 줌

험상궂게 쭈글쭈글 커다란 멸치 몇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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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난다고 구시렁대는 아이들의 성화 못 이겨

뒤 베란다 내몰려 창문 엽니다

게르마늄 냄비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

집안 가득히 넘치는 고향의 내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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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삶은 흰콩 양은 밥통 담아

군불 지핀 아랫목 이불 덮어

하얀 실이 늘어질 때까지 삭히고

참나무 숯불 얹은 시커먼 뚝배기

끓어넘치는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고향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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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머니의 여름

꽁보리밥 찬물에 말아 드시고

다 지워진 꽃무늬 몸뻬 바지에

고무줄도 늘어져 끈으로 허리 질끈 묶어

종종 걸음마다 늘어진 젖무덤을 출렁대며

호미 들고 밭으로 나가시는 어머니

작열하는 태양 아래 길고 긴 콩밭 고랑

깊이 팬 세월 주름 골에 엄니의 한숨이 배어들고

빨간 고추 익을 무렵 매미의 소리는 대지를 달궈

굽힌 허리는 호미처럼 굽어 피지도 못하고

등에 소금을 뿌려놓고 짠물을 훑어내던 어머니

해 질 녘 서산 해를 등지고 집으로 돌아와

실이 줄줄 늘어난 시렁의 삶은 보리

솥 바닥 깔아놓고 한줌 쌀 얹어

불 지피며 매캐한 연기에 울고

밥솥 눈물을 훔치며 울던 어머니

보릿고개는 높고도 높아

해는 길고 끼니는 다가오고

앉은뱅이 의자에 걸터앉아

부지깽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아궁이 마주하고 졸고 계시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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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샘물이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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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문 들어서 나무청 옆,

언제나 마르지 않는 우물엔

넘칠 듯 찰랑찰랑 거린다

깊지도 크지도 않아도

밥 짓고 숭늉 끓여 내고

부뚜막 정안수 받치고

목마름을 달래주던 성수 같은 생명수

퍼내고 퍼내도 아침마다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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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런한 물지게꾼이

종종거릴 때마다

한 두레박씩 물이 솟아

우물 단지를 채웠음을

알았을 때

텅 빈 단지를 채워주던

샘물이시던 어머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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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물 단지에 얼굴 들이밀어

어머니를 찾는다

시간의 거미줄에 빠져나온

눅눅한 공기만 훅 끼친다

떨어진 눈물에 울리는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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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쑥과 어머니

여명이 밝아오는 동녘을 바라보다

쑥 잎처럼 흩어진 구름에

뽀얀 쌀뜨물에 된장 풀어 끓인

어머니의 쑥국이 그립습니다.

유년 시절의 봄

끼니마다 내어 놓은 국에서

텁텁한 된장 냄새를 지운

쑥 향이 우러난 봄을 떠먹곤 했습니다.

흔하디흔한 잡초로 여겨 스쳐가며

쑥의 존재를 잊곤 했습니다.

쑥에서 진한 어머니의 향이 배어나며

문득 그리움의 가슴 통증을 일으킵니다.

어머니는 쓰디쓴 쑥 즙 같은 삶을 버텨내고

80을 훌쩍 넘겨 어머니 주름진 얼굴에

쑥 이파리가 거뭇거뭇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 나이 50이 되어

자전거로 떠나는 나들이 때마다

발아래 자라난 쑥을 보며

무심히 지나치곤 했습니다.

곡선의 남한산성 성벽 틈 사이

이끼 위로 고개를 쏘옥 내민 쑥 한 포기

어머니의 가슴에서 꺼내 놓은 심장

동그란 자갈 하나, 그 옆을 쑥이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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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어머니의 누룽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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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 부엌데기로 들어와

짜리 몽땅 부지깽이 삶으로

불길 속을 휘저었던 어머니

증조할머니부터 대가족이

마루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식사해도

함께 못하고 부엌에서

꽁보리 누룽밥을 후룩후룩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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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 3여 중 막내가 딸이라는 이유로

삼칠일도 치르지 못하고

아물지 않은 상처에도

고개 넘어 고구마를 캐야 했다

그저 바보처럼 순종만 하던

어머니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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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 속에 가라앉은

보리 누룽밥만 드시고도 농사일을 거들었다

칠십, 고희를 지나 팔십이 넘고서도

여전히 보리쌀로 만든 누룽지만 찾으신다

보리밥에 인이 배긴 어머니

시커먼 보리, 꺼무튀튀 누룽지처럼

바닥에 쪼그라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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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인지 습관인지

나도 언제부터인가 아침을 거르고

쌀 누룽밥 한 그릇을 비워 대신한다

보릿단처럼 가벼워진 어머니가 눈에 밟혀

자꾸만 목이 메 삼키지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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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머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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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강물에 미역을 감은 수양버들처럼

찰랑대던 긴 머릿결

보릿길 같은 가르마를 기준으로

양 갈래 땋은 머리, 싹둑 가위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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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머리가 예쁘다며 잘라내던

만능 기술자 어머니

상고는커녕 자르면 자를수록 더욱 짧아져

급기야 바가지 엎어 놓은 머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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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던 오빠, 까까머리 싫다고 기르다가

이리 빼고 저리 빼다 결국,

규율반에 걸려 바리깡에 밀렸다

마치 푸른 보리밭 사잇길처럼

고속도로 길을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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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 2 가르마로 희끗희끗 중년이 된 오빠

점잖은 신사가 되어 어머니를 모시고

늘 소녀를 꿈꾸던 중년의 막내딸은

소원대로 긴 머리 양 갈래 땋고

나잇값을 못하며 재롱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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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푸른 오월,

청보리 밭에 길이 난다

함지박 머리에 이고

종종걸음으로 길을 트던 어머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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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어머니와 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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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맛자락 언덕길을 쓸고

새참 함지박 무거움이

발걸음조차 힘들어 뒤뚱거릴 때

똬리 끈 단단히 고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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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속,

먼 고추밭 길

걸음은 더디고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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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박 내려놓아도

떨어질 줄 모르는 나선형 똬리

손바닥만 한 달팽이처럼

찰싹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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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 핥는 바람이 시원한

미루나무 그늘,

똬리를 베고 잠든 어머니

풀 끝을 기어오르던 달팽이가

툭, 떨어져 토끼잠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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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구름 꽃밭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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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걸음이 살랑대는 여의도 상공

구름 꽃밭 오가며

햇살이 피운 목화송이 따는

허리 숙인 백발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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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몽글몽글 펼쳐놓고 푹신한 솜 싹둑 이는

비행기의 빠른 가위질,

63빌딩 황금 벽에 바늘 갈아 금수 놓고

한강에 노닐던 원앙 한 쌍 날아오르면

노을 녘에 찬란한 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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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불을 깁던 고운 땀 바느질에

막내딸 내리사랑의 눈물

이마에 어린 땀방울

강 비늘로 찰랑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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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는 핑계로 덮지도 않은 채

장롱 속, 20년을 웅크린 이부자리

햇살에 털어 말려 어머니 품처럼

따스한 봄볕을 덮고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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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날- 어머니에 대한 시, 포토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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