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못사입니다 서울 청계천변에 헌책방 거리가 있다면 부산에도 오십 년 전통의 보수동 책방 골목이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재래식 장터와의 데이트를 즐긴 후 찾게 되는 필수적인 코스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보수동에서 직선거리상 약 800미터의 위치에는 아주 유명한 자갈치시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싱싱한 수산물과 더불어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잠시 들러본 곳입니다

소금 한 자루의 배달도 소액이지만 이곳에서는 일거리이며 모이면 돈이 되는 '업'이다 부질없다지만 한 분 한 분 모든 사람들은 십 원짜리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 푼 한 푼 모으기에 이곳에 사주 중인 상인들은 돈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서 그에 대한 씀씀이 또한 허세가 없고 하나라도 아낌의 정신이 가득하다 말할 수 있다 

나는 어떤가? 나의 씀씀이는? 그렇다고 허세 속에 사는 인생은 아니지만 한 푼이 두 푼이 되고 두 푼이 서푼이 됨을
다시 한번 일깨워 보던 시간이었다

어릴 적 나는 밀짚모자 눌러쓴 채로 박스를 주워본 경험이 있었다 어디 폐지뿐만 이랴 강냉이 또는 백 원짜리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고물이란 고물은 모두가 나의 타켓이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학창시절 배웠건만 나는 지나는 사람을 당당히 쳐다볼 수 없었다
왜였을까?

왜 직업엔 귀천이 없건만 밀짚모자를 눌러 쓴 채로 고개를 숙이며 다녔을까?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 리어카를 세운 채 담배 하나 입에 물고 밀짚모자를 벗었을 때만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것은 곧 나만의 '허위의식' 때문이었으리라

내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교만함'과 나름 알고 있다는 것이 많다고 자부하는 잘난 척 같은 '짧은 지식'

2008년 겨울~ 나는 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던 세 가지를 버리고 말았다 짧은 지식과 교만함 그리고 허위의식의 가득한 나였었다 

내 삶에 이치를 깨우치고 당시의 내 직업이 사회의 연장이 되어 내 삶에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사는 모티브를 생동감 있게 접해 보는 공간 중 한 곳으로 재래시장을 추천한다 나는 가슴이 답답할 때 시장 상인들의 표정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거닐어 볼 때가 많다 그분들은

값비싼 아파트에 사는 분들이겠지만 허름한 행상 차림으로 근무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아직 풍족하지 않아서 이제 시작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그분들은 십 원짜리 하나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에 잘 살게 되어도 철없이 돈을 굴리지 않는다 남이 볼 때 몸에서 비린내가 난다 하더라도 마음만은 행복이 가득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여 자녀를 기르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알고 있다 허위의식에 가득 찬 사람들이나 계급 높은 위치의 사람들도 그분들의 인생의 한 획에는 고개 숙이고 말 것이다

바다와 접목되어 있는 재래시장~
싱싱한 횟감 또는 수산물을 만나러 가는 곳이지만 나의 재래시장 방문 목적은 삶의 정서를 일깨우기 위함이 숨겨져 있다

언제 그랬냐는 둥 금세 잊어버리고 현 사회에 빠져들 때도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항시 자리를 찾이 하고 있는 재래시장에 대한 나만의 해석 방법이다.
부산 자갈치 시장~ 상품을 팔려는 사람들의 손 빠른 움직임과 상품을 구입하기 위하여 '이거 얼마에요?'라고 물으며 슬그머니 흥정의 단계로 접어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는 곳이며 바로 앞쪽 바다에는 멈추지 않는 고깃배들의 움직임을 흥껏 흠미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코끝에 감기게 하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에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날~ 나만의 나들이는 즐거움을 상기시켜 주던 날이었다. 정감 가득한 사람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 부산 여행이라면 잠시 나들이를 즐겨도 괜찮은 곳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왠지 모를 위험도가 도사리고 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