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 명품고택 한옥체험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는

여성군자 장계향의 음식디미방 한식체험 하고 온 이야기 들려 드릴께요.

 

문학의 고장, 전통이 살아 숨쉬는 유서 깊은 언덕 위의 마을

"두들마을"의 음식디미방체험관이에요.

장계향의 음식디미방

경북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

여중군자 장계향은 석계 이시명의 스승인 경당 장흥효의 외동딸이자

소설가 이문열의 선대 할머니예요.

장계향은 19살에 27살 상처한 석계 이시명 선생과 결혼하여

10남매를 출중하게 성장시키고 부군 석계 이시명 선생을 일으켜 세운 현모양처에

 굶주린 백성들을 보듬어 안은 사회사업가

당대 초서의 대가 정윤목이 절찬한 서예가

맹호도와 산수화에 조예가 깊었던 화가 등 다재다능하셨던 분이셨더라구요.

장계향이 일흔에 집필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로 기록된 음식조리서가

바로 음식디미방이에요.

2014년 부터 고등학교 기술.가정 통합교과서에 음식디미방이 등재되어

소중한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해요.

음식디미방체험관은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400여 년전 반가음식을

오늘날의 입맛에 맞도록 재현해 내는 곳으로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맛볼 수 있었어요.

여성군자 장계향의 13대 종부님께서 나오셔서

음식디미방과 장계향 선생의 대해 설명해 주셨었는데요.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말씀을 정말 맛깔스럽고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귀에 쏙쏙 말씀 하나 하나에 빠져 들게 되더라구요.

종부님의 설명을 들다보니 음식디미방 음식 빨리 맛보고 싶어

입안에서는 침샘이 마구 분비되고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연신 나와

잠깐이지만 참느라 힘들었었거든요.

식전 음식으로 맛본 감향주와 도토리죽

둘 다 처음 들어보는 음식들이라 많이 생소했었는데요.

감향주는 숟가락으로 떠먹는 전통주로 담그는 방법이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고 하셨는데

첫맛은 이름처럼 그리 달고 향기롭지만은 않더라구요.

도토리묵은 많이 먹어봤어도 도토리죽은 처음이라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었는데요.

그냥 도토리맛은 밋밋해 맛은 그닥이었지만, 여성군자 장계향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도토리죽을 끓여 나눠 주었던 애민사상을 생각하면서 한그릇 뚝닥 했어요.

우리가 즐겨 먹었던 잡채랑는 비주얼, 맛 모두 달랐던

음식디미방의 "잡채"예요.

잡채를 어떻게 먹는줄 몰라서 각자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 맛보았었는데요.

종부님께서 말씀하시길 음식에 젓가락이 곁들여 나오면

음식을 전체 섞어서 먹으면 된다고 하셔서 뒤늦게 부랴 부랴 젓가락으로 섞어주었어요.

Tip : 잡채하면 당면을 넣어 채소랑 고기를 볶은걸 생각하잖아요.

옛날에는 재료를 가늘게 채썰어 만든 음식을 잡채라 하여, 당면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요.

"어만두" 비주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모양만 보고서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었지만,

막상 맛보니 부드럽고 담백한게 맛있더라구요.

대구껍질 누르미는 대구껍질을 벗겨내고 그 속에 석이버섯, 표고버섯, 꿩고기 등을

잘게 다져 넣어 만든 음식이다보니 비주얼은 썩 예쁘지는 않지만

정성 듬뿍 들어간 음식이라 역시 맛은 좋더라구요.

빈자법과 연근채

연근채는 맛본적이 있지만 빈자법은 이름도 생소하고 처음 보는거였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빈자법 또한 정성가득한 음식이 아닐 수 없더라구요.

보기에는 그냥 전 같아 보였었는데

거피한 녹두 간 것과 거피한 팔을 꿀에 반죽하여 소를 만들어

녹두 간 것을 조금 떠 놓고 소를 넣고 녹두 간 것을 덮어 노릇하게 지져 낸것이

빈자법이라고 하니 집에서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아니라 맛보는걸로 만족했어요.

닭고기로 만든 수증계도 젓가락이 곁들여 나왔으니

음식을 전체적으로 섞어 준 다음, 맛 보앗어요.

가제육과 동아누르미

가제육은 돼지고기를 두껍고 짧게 썰어 기름간장에 재운 후 밀가루를 묻혀

기름장을 치며 익도록 볶아 토핑으로 슬라이스한 마늘을 올리고, 후춧가루로 양념한걸로

정말 담백하니 맛있더라구요.

우리가 평소 쉽게 접해 볼 수 없었던 조선 중.후기 양반가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음식디미방 체험 정말 정말 넘 좋았어요.

음식디미방의 정부인상 제대로 체험 후

한상 거하게 차려진 시골밥상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밥, 국, 구수한 된장찌개, 고등어구이, 3색 나물, 숙채나물, 김치 등

상다리 휘어질 정도로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보니

꼭 생일상 받는 기분으로 넘 좋았어요.

후식으로 나온 진달래 화전, 석이편, 오미자화채

먹기 아까울 정도로 색감도 예쁘고 모양 예쁜 음식들로 귀한 대접

제대로 받고 왔던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음식디미방 체험관은 사전예약 후 이용가능하세요.

다음날 아침 음식디미방 교육관에서 전날 재미있게 설명해 주신

종부님의 석류탕 만들기 시연을 본 후, 팀별로 석류탕 만들기 체험을 해 보았어요.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키친 타올로 기름을 닦아 낸 다음

밀가루 반죽을 떠서 숟가락으로 세번 정도 둥글려주면서 뒤집지 않고 익혀주면 돼요.

얇게 부친 반죽이 식으면 잘게 썰은 버섯과 고기 볶은걸 넣어

석류꽃 모양으로 주름을 잡아 만들어 주면 되는데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은근 모양내기가 어렵더라구요.

석류탕 만들기 체험은 4인 1조로, 저희조는 저를 포함해 아줌마 2명에 중국인 유학생 1명,

총각 1명 이렇게 4명이 정말 단합이 잘 돼

석류탕 뚝딱 잘 만들었어요.

표고버섯, 석이버섯, 쪽파,  양파, 두부,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기름에 볶아 식혀 주었어요.

우리조 중국인 유학생이 동글 동글 예쁘게 밀전병을 잘 부치길래

몰래 도촬(?)했어요.

우리조가 완성한 석류탕

찢어진것도 보이고 윗부분 꽃 모양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했어도

그릇에 담아내니 그런대로 비주얼이 괜찮더라구요.

저희조가 만든 석류탕이랑 비교되게 너무나 예쁘게 잘 만든

 다른조의 석류탕이에요.

모양은 좀 이쁘지 않아도 맛은 다 똑같다는 사실...

그게 중요한거잖아요.

정성 듬뿍 들어간 석류탕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아, 손님 초대 음식으로 하면

인기 짱일듯 싶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한번 도전해 보려구요.

음식디미방 교육관에서는 동아선, 동아누르미, 동아적, 석류탕, 어만두,

대구껍질 누르미 등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을 해 볼 수 있어요.

중국인 유학생과 석류탕 만들기 체험 끝나고 앞치마 입은 모습

셀카로 담아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