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준의 작품이 제주에 두 곳,

방주교회와 포도호텔의 비오토피아입니다.

포도호텔 역시 산 중에 위치하고 있어 자차가 아니고서는 힘이 들고

더욱이 버스까지 운행되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뚜벅이 여행자는 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위치도 모르고 정보도 없이 방문하게 되었는데

입구에서 퇴짜 맞았습니다.

이유인즉슨, 개인 사유지다 보니 뮤지엄 자체만은 관람이 불가능하고

비오토피아라는 레스토랑을 사전 예약한 고객에 한해

안쪽으로 다운타운이 조성되어 있는데 거주자에 한해 관림이 가능하다는 사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안으로 입성,

제주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놀랍기도 하고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점심 때 맞춰 식사를 하고 둘러보며

아무래도 고급 레스토랑이다보니 가격부담이 있어

가장 저렴한 우동과 돈까스를 메뉴로 선정하는 듯 했습니다.

# 상세정보

주소_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863

연락처_064-793-6000

총 4개의 뮤지엄이 있는데

두손미술관과 석미술관은 다운타운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관람 불가능하고

일반인에게 관람 가능한 곳은 수미술관과 풍미술관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몰래 가서 보고 오고 싶었으나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보고 정말 놀라웠습니다.

혹자가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에,

심플한데 절제되어 있고

자연의 소리를 모양으로 형상화한,

작가의 의도를 예술을 모르는 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전달하는 표현력!

# 건물 사이사이로 햇살과 바람이 스밉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피부로 소리로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억새가 있어 더 깊고 강하게 와닿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그저 건물 덩그러니 한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눈이 아닌 촉감과 청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됩니다.

# 천장이 뚫려 있어 하늘의 현상이 수면 위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구름 낀 흐린 날에는 구름이

햇살 가득한 날에는 강렬한 태양이

비오는 날에는 비가

눈오는 날에는 눈이

그러고 보면 물은 무엇이든 흡수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합니다.

쨍하게 날씨 좋은 날은 아니었는데

이따금씩 비치는 태양 덕분에

수면 위로 비치는 태양의 진짜 모습도 보고

빛과 어둠의 그림자, 빛의 색깔,

반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씩 알아가는 예술,

알려고 들면 상세히 알려주고

알면 알수록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제주에서 국화@ 호기심만땅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