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있어서는

무어든 빠르지 않으며, 어떤 것도 늦을 수 없다.

가족의 문제에 있어 가능한 단 하나의 수식은

'바로 지금'이다.

언젠가부터 가족여행의 마무리를 맡아왔던

김여사 좋아하시는 남원 추어탕

딱히 어떤 의견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주차가 편하고; 늘 평균적인 맛을 낸다는 이유로 간 곳이 그 유명한 새집추어탕

뭐라고 설명할 길 없는 모호한 기분으로

8만원짜리 추어탕 정식을 쏜 장한 따님

아놔... 소...손 안 떤다...니까..

늘 추어탕만 먹다보니

뵈옵기도 황송한 미꾸라지 튀김

절인 깻잎과 보쌈 고기

얘는 솔직히 의외였씸.

바지락인지 소라인지 (물론 까먹음)

여튼 새콤달콤 무쳐 나오는 '바지락혹은소라초무침'

미꾸라지가 거의 통으로 누워계신

미꾸라지찜? 추어전골?

전북에선 민물고기로 탕보다는 찜을 잘 해먹는데

겨우내 잘 말린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야 탈락되지 않아요

그리고, 추어탕

전라도쪽에선 주로 삶은 뒤 뼈를 빼고 갈아낸 탕에 들깨를 듬뿍 넣어 끓이고

경상도 쪽에선 통으로 쓰거나 추두부를 이용해 끓이며 산초를 많이 쓴다.

추두부를 이용한 방법이란 미꾸라지 육수를 끓이다 두부와 생미꾸라지를 넣고 뚜껑을 닫는 것

그러면 미꾸라지가 비교적 시원한 두부속으로 들어가버리는데

나중에 이 두부를 썰어, 도망가봤자 결국 쪄죽으신-_- 미꾸라지 단면과 함께 먹는것

요리법에 관한 잔인함으로는 끝판왕급;;

그니까 뜨거워서 감자 위로 올라갔다가 사이좋게 딱 붙어 익어버린 아기 수제비 수준이랄까.

남원 새집추어탕 정식

바다음식으로 달리다 민물고기와 육지음식으로 마무리했으며

여행 음식 선택에 대놓고 까다로운 데가 있는 나도 완전 만족!

살다보니 가족여행이란 단어를 낯설게 대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족이 유난히 많거나 적거나 가게를 하신다거나 하는 이유라는데

글쎄,

자식들도 나이를 먹다보면 따지는 것 가리는 것들이 많아지니

환갑이니 결혼기념일이니 칠순이니 내년 여름 휴가니 미뤄놓지 말자

가족여행의 가장 좋은 때란

어떤 수식도 필요없는 '바로 지금'이다.

@: @: